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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누가 세금을 많이 내고 있을까?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세금을 많이 내고 있을까?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재정정보 공개와 투명성 강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7.7/뉴스1




코로나로 얼룩진 2020년도 벌써 3분의 2가 지나갔다. 앞으로도 코로나는 우리 생활을 계속해서 지배할 것이 분명하다. 올 한 해 동안 코로나 다음으로 많이 회자되어 온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부동산 규제인 것 같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달리 올해는 부동산 규제가 나오면 꼭 세금이 뒤따라 나왔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내 놓은 대책 대부분이 세금을 통한 규제이기 때문인데, 그 덕분인지 몰라도 요즘만큼 많은 국민들이 세금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도 없었던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세금을 많이 내고 있을까?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세수284.4조원에서 소득세가 31.3%(89조원), 법인세가 25.4%(72조원), 부가가치세가 24.9%(71조원) 등 81.6%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면, 소득세, 법인세를 내는 자가 대부분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소득세는 근로소득, 종합소득을 합하여 상위 0.1%가 전체 소득세의 18.7%, 상위 1%가 41.6%, 상위 10%가 78.3%를 납부했다. 법인세는 상위 0.1%가 전체 법인세의 58.8%를, 상위 1% 법인이 78.4%를 납부했다. 우리 사회는 100명 중 열명의 개인소득자가 전체 소득세의 3/4을 부담하였고, 100개 기업 중에서 하나의 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3/4을 부담한 셈이다.

문제는 상위 개인 소득자, 법인이 차지하는 법인세, 소득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소득세의 경우 하위 38.9%의 근로소득자는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소득세는 10명 중 한 명이 전체 소득세의 약 80%를 내는 와중에 다른 4명은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소득세, 법인세 현황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정부가 2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3.2%에서 6.0%로 인상했다. 또 세부담 상한도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200%에서 300%로 높였다. 또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관련해 분양권을 주택수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당초 개정 소득세법이 시행되는 시점에 보유중인 모든 분양권에 대해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1주택자의 세부담을 고려해 법 시행 이후 새로 취득하는 분양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세법개정안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0.7.22/뉴스1


우리나라의 소득 배분이 불균형 상태에 빠져 있거나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기업의 수익 역시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나 기업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맞지만, 개인 소득의 격차가 심해지거나 기업의 수익이 소수 기업에 집중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초래해 사회의 불안정성,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소득이 낮은 사회 구성원, 소득이 높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득세, 법인세 대부분을 납부하는 상위 계층은 왜 우리만 세금을 부담하냐는 불만을 호소할 것이고, 하위 계층에게는 세금이 남의 일, 즉 세금에 대한 무감각증이 생길 것이다. 이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사회 구성원 모두 누구나 세금을 조금씩이라도 낸다는 공평과세 원칙의 붕괴를 의미한다. 

한 국가의 조세 정책은 사회 전체의 소득을 증가시키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세금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의 조세 정책은 어떤가? 적어도 최근 몇 년 동안은 조세 정책을 규제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더 많은 세금을 걷는 목적으로 펼쳤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소득세, 법인세의 약 80%를 부담하는 상위 10% 계층이 세금을 부담해서라도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하겠다는 조세 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골고루 세금을 부담하게 하는 방향(예를 들면,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40% 근로소득자에게도 매달 소액이라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으로 조세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전완규 변호사
[전완규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쟁송사무지원 자문위원,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Transfer Pricing 등 국제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관련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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