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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조야 동작대를 완공이라도 했으니… 공사를 할까요? 송사를 할까요?

[the L][남 변호사의 삼국지로(law)]43

편집자주게임과 무협지, 삼국지를 좋아하는 법률가가 잡다한 얘기로 수다를 떨면서 가끔 진지한 내용도 말하고 싶어 적는 글입니다. 혼자만의 수다라는 옹색함 때문에 약간의 법률얘기를 더합니다.




조조야 동작대를 완공이라도 했으니… 공사를 할까요? 송사를 할까요?




조조는 동작대를 완공한 기념으로 성대한 연회를 베풀면서 무장들의 활쏘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조휴도 쏘고, 문빙도 쏘고, 조홍도 쏘고, 장합도 쏘고, 하후연도 쏘고.

서황은 아예 표적이 아니라 상품이었던 비단 전포가 걸린 나무를 쏘아 상품을 차지했는데 이때 화살 한 발도 쏘지 않은 허저가 나타나 서황이 가진 비단 전포를 뺏으려 하면서 허저와 서황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싸움 덕에 비단 전포는 찢기고 연회는 난장판이 되었지만 조조는 오히려 모두에게 비단을 나누어 주고 화기애애하게 다툼을 마무리합니다.

조조야 사실상 황제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니 신축이든, 리모델링이든 큰 어려움 없이 공사를 완공하고 성대한 연회까지 열 수 있었습니다만,

‘공사 한 번 하면 10년 늙는다’는 얘기처럼 현실 세계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사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최근에 재건축과 관련한 안타까운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재건축을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가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 하청업체들이 시공사의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재건축 중인 건물에 유치권 행사를 시작해 건물을 점유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오랜 시간을 거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으나 또 다른 관련 소송의 진행으로 인해 재건축을 시작했던 입주민들은 여전히 원래 살던 곳에 들어 가지 못한 채 재건축으로 인한 비용까지 감당하면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인데요(사실 이 정도면 공사와 관련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급할 부분도 많고, 꽤 자세히 적어야 하겠지만 지면 사정상 몇 가지 사항에 관해서만 개략적으로 적습니다.)

① 신축 vs 리모델링 : 신축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리모델링을 하게 됩니다.

용적율 문제 때문인데요. 예전과 달리 환경이나 상린권 등의 문제로 용적율이 줄었기 때문에 굳이 신축까지 하면서 더 적은 면적을 사용하려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리모델링을 선호하게 됩니다.

(오래 된 동네를 보면 지금 지어지는 건물과 달리 건물과 건물이 다닥 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 지금 여기에서 신축을 한다면 이전처럼 지을 수는 없습니다.)

신축이야 싹 밀고 그 위에 다시 올리니 거칠 것이 없겠습니다만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의 존재로 인한 제약이 있어 상대적으로 신축에 비해 공사가 까다롭습니다.

② 공사비용과 하자의 문제 : 통상 공사비용은 계약금을 지급하고 기성고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합니다.

그런데 공사전문가가 아닌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기성고 비율’ 자체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가끔 소유자들은 ‘돈을 먼저 줬더니 업체가 공사를 열심히 안 해요’라는 투의 불만을 적지 않게 얘기합니다.

‘그럼 안 주면 되잖아요?’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리 되면 업체 입장에서는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않겠지요.

거의 대부분의 소유자들이 가지고 있는 돈만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돈을 대출 등으로 마련하기 때문에 공사의 지연은 곧 손해로 이어져 잘 알지 못 하는 기성고 비율을 근거로 업체의 대금 지급 요구에 관해 꼼꼼히 따져 적절한 돈을 지급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공사가 끝난 후에도 하자가 발견될 수 있는데 이론상으로야 하자보수청구권이 존재합니다만,

당장 아쉬운 소유자가 ‘공사로 인한 하자가 맞는지’, ‘보수가 가능한 하자인지’, ‘보수가 가능하다면 언제, 어느 정도로 보수해야 하는지’, ‘보수가 불가능하면 어느 정도의 금전으로 배상하면 되는지’ 등을 따져 원하는 하자보수를 받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소유자 쪽에서는 약정한 공사대금의 일부를 하자담보로 삼아 지급을 유예하려 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다툼 또한 적지 않습니다.

③ 유치권 :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처럼 공사의 현실적 어려움과 관련해 소유자가 마주 할 수 있는 끝판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길을 가다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글귀를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공사 비용으로 다툼이 생기게 되면 최악의 경우에는 공사를 진행했던 업체가 건축물을 점유하고 유치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쯤 되면 소유자 입장에서는 i) 소유물방해배제나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등을 진행하거나 ii) 업체와 협상하여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적지 않은 융자를 끼고 있는 소유자 입장에서는 시간의 경과 자체가 손해인 점, 대법원까지 거쳐야 할 정도라면 짧게 잡아도 2~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 이 과정에서 필요한 소송비용(변호사 수임료, 감정료, 대출이자 등)이나 정신적 고통, 승패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i)의 방법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한 방법입니다.

(더군다나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다 하더라도 시간의 경과가 유리한 일방 당사자가 기판력의 범위를 벗어 난 부분을 찾아 다시 다투고자 한다면 소송으로 위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ii)의 방법에 의할 수 밖에 없는데 처음부터 ‘시간의 경과가 유리한 자’와 ‘시간의 경과가 손해인 자’의 구도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업체와 협상’이라고 적었으나 사실은 ‘업체의 뜻에 따라’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겁니다.

이런 상황이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바로 그 경우입니다.

그 외에도 공사와 관련해서는 수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앞서 적은 것처럼 공사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우 만큼은 피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하려는 입장에서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사항이라 생각되는 부분만 굉장히 간략히 짚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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