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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부구치소, '코로나 사각지대' 은폐중…여성재소자 방역 손놨다

[단독]동부구치소, '코로나 사각지대' 은폐중…여성재소자 방역 손놨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사진=뉴스1

12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가 그동안 여성 재소자들을 방치하고 구치소 내 방역 비상 대책에서 사실상 제외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이송·분리 정책에서 제외됐을 뿐만 아니라, 생필품 공급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코로나 사각지대'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부구치소 내 여성 재소자들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공포는 물론 당국이 손을 놓고 있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침몰하는 배에 구명 조끼만 주고 기다리는 것과 같다"며 외부에 직접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8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 취재를 종합하면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동안 여성 재소자들은 법무부가 실시해온 대응책으로부터 제외돼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330여명의 여성 재소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구치소에 미결수로 구금돼 있는 A씨는 지인에게 보낸 서신에서 "여성 재소자들은 확진자가 1명도 없다는 미명 하에 모든 것에서 제외되고 잊혀진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며 "침몰하는 배에 구명 조끼만 주고 기다리라는 것과 똑같다"고 적었다. 지난 6일 동부구치소에서 발송된 것이다.

A씨는 여성 재소자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남자 수용자들은 과밀수용을 지양하지만, 여성 수용자들은 여전히 5.5평 규모의 방에 8명씩 기거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여성 재소자들과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 재소자들과 같은 건물에 층만 다르게 수용되고 있다"면서 "언제든 여자 재소자들이 감염될 수 있고, 한 명만 감염된다 하더라도 남자 수용자들처럼 순식간에 모두 감염될 위험에 있다"고 했다.

[단독]동부구치소, '코로나 사각지대' 은폐중…여성재소자 방역 손놨다
지난 6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여성 수용자 A씨가 지인에게 보낸 서신 내용의 일부./사진=독자제공

지난 11월27일부터 생필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A씨는 "생필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수용생활에 불편함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과밀수용으로 모두가 예민한 상태에서 변호인 접견도 제한돼 재소자간 싸움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수용자들이 밤 12시까지 고성을 지르는 등 언제 폭동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일 감염의 두려움, 생필품의 부족, 서신마저 끊길지 모르는 공포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재소자들은 최근 전수검사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법무부는 지난 5일 직원 429명과 남자 수용자 338명을 대상으로만 6차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외부 활동을 하는 여성 직원의 경우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여성 수용자는 앞서 실시된 1~5차 전수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종료하고 예방목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검사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법무부 측은 "(여성 재소자들 가운데)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부구치소의 경우 여성 재소자들은 남성 재소자들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공유하고 있는 환기구 등 공조시스템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엘레베이터 등 공간을 매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비판이다. 코로나19 잠복기 상태일 수 있는 여성 직원들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성 직원들은 외부 활동은 물론, 남성 직원들과 같은 식사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로 불거진다. 직접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취약한 건물 구조가 집단감염의 원인'이라는 설명을 내놓고도, 정작 동일한 건물에 머무르고 있는 여성 재소자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은폐했다는 지적이다.

추 장관은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자 동부구치소를 방문한 뒤 "고층빌딩 형태의 전형적인 3밀(밀접, 밀집, 밀폐) 구조다. 건물 간 간격이 촘촘하고 가리개 설치로 공기흐름이 막혔다. 환기가 제대로 안 돼 감염병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물"이라며 확산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동부구치소의 취약한 구조를 강조하며, 유사한 시설 특징을 가진 수원구치소와 인천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살피기도 했다.

집단감염의 원인을 건물 구조로 분석해놓고도, 같은 건물에 머무르고 있는 여성 재소자들은 방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무부는 전날 6차 전수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고 있다"고 자찬했다. 전수검사에서 동부구치소 여성 재소자들을 제외됐다거나, 과밀수용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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