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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세제 정책에 관한 단상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세는 기본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조세 부과는 경제주체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정 산업이나 경제활동에 세금을 새롭게 부과하거나 중과한다면 그 산업이나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반대로 세금을 감면한다면 그 산업이나 경제활동은 활성화된다.

예컨대, 골프장의 경우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중과하는 등 각종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는 반면 대중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가벼운 세금만을 부과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과세의 차이가 이러한 흐름을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조세 부과가 경제주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조세 부과를 정책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여러 가지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내놓고, 그 중에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중과가 빠지지 않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해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를 중과하는 등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고, 관련 세법의 개정도 신속하게 완료되었다. 이런 정부의 대책 자체만 놓고 보면 시장 상황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그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적 평가도 적지 않다.

단적으로 지난해에 나온 일련의 대책은 그 이전의 대책과 비교할 때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과 아울러 부동산 투기 방지에 과도하게 집중하여 설정된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보유세 부담 완화, 취득세 세율 인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완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고, 관련 세법의 개정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가 있기 전까지 어느 정도 유지되었다.

부동산 세제 정책의 일관성, 지속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은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책의 변화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8년 초에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는 경우 각종 세제 혜택 등이 부여되었고, 그에 따라 많은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였다. 그런데 정책 시행 후 불과 8개월만에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으로 정책의 방향을 급전환하였다. 시장 상황은 갑자기 변동될 수 있고, 변동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대책도 달라지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책의 일관성, 지속성 결여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최초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여겨지는 1967년 ‘부동산 투기억제에 관한 특별조치법’ 이후 현재까지 수립, 시행된 무수한 부동산 정책은 애초에 일관성을 목표로 설정하지 않았고,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주기적으로 투기 억제를 내세워 규제 강화를 하기도 하고,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명분으로 규제 완화를 하는 정책을 반복하였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 결여가 부동산 불패신화가 자리잡게 된 주요한 원인이라는 평가마저 제기되고 있다.
토지는 공급에 제한이 있고 국민 모두의 생산과 생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공공적 성격이 강조된다. 주택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생활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국토가 좁고 인구의 대부분이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부동산의 가격 안정은 모든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다. 정부가 중차대한 문제인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책들이 즉흥적, 일시적인 것이고 일관성, 지속성이 결여된 것이라면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그만큼 정책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보유세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장려할지 아니면 규제할지 등에 관하여 근본적인 연구와 검토를 거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부동산 세제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것이 부동산 시장과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여 부동산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이러한 의견들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박정수 변호사
[박정수 변호사는 법무법인 화우의 파트너변호사로 주요 업무분야는 조세·관세 및 행정소송 등이다. 사법연수원 제27기 수료 후, 2001년 대전지법 판사로 시작해 인천지법, 서울북부지법을 거쳐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거쳤고 2011년 대법원 조세공동연구관실에서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해 조세분야에서 정통한 전문 법관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창원지법 부장판사 겸 연구법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현재 화우 조세쟁송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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