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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덮친 '이성윤 사건'… 연이은 논란에 진퇴양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소환' '수사기록 허위 작성' 등으로 촉발된 논란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사 전부터 공정성 의심을 산 것이다. 1차 원인으로 김진욱 공수처 처장의 수사기관장으로서의 미숙함이 지목된다. 대상이 수사기관장인 만큼 절차적 공정성에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수처, 수사 시작 전부터 '이성윤 사건'에 골치


(과천=뉴스1) 오대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5일 오전 경기 과천정부청사 공수처에서 굳은 얼굴로 출근하고 있다. 김 처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이른바 ‘황제 조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에 직면했다. 2021.4.5/뉴스1
공수처를 둘러싼 의혹들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피의자인 이 지검장과 연관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검사 범죄 사건은 공수처로 이첩한다는 '공수처법'에 따라 이 지검장 사건을 수원지검 수사팀에게서 지난달 3일 이첩받았다. 이 지검장은 이첩 전부터 본인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하는 게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수사팀이 꾸려지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9일 뒤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재이첩 전인 7일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을 김 처장의 관용차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공수처는 이 지검장 면담 조사 시간과 장소를 기록한 '수사보고서'는 남겼지만, 조사 내용을 담은 조서 등 문건은 작성하지 않았다. 공수처가 이 지검장 소환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뒤늦게 공개한 사실도 특혜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사건 공익신고인은 '수사보고서에 이 지검장 면담 장소 등을 허위로 기재했을 수 있다'며 당시 입회한 김 처장, 여운국 차장, 사무관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은 최근 이 지검장이 면담했다는 342호 복도 폐쇄회로 화면(CCTV) 등을 제출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입 기록 있나 없나…유무 불분명


아울러 이 지검장의 청사 출입기록이 불분명하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 지검장은 출입할 때 관용차를 타 공수처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에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달 5~7일 출입 기록을 요청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출입 기록은 수사 관련 사항으로서 제출하기 어렵다"며 공개하지 않아 출입 기록 유무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실에 대한 설명 과정에서 과천청사관리소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공수처 측은 "과천청사 5동 출입 기록은 공수처가 아닌 과천청사관리사무소가 관리한다"고 답했지만 관리소 측은 공수처와 달리 "수사 중인 사건 관계자의 출입기록은 공수처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공수처 설립단과 이미 협의해 그 절차를 마련 중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말 그대로 (공수처 외 다른 기관도 있는) 과천 청사 5동을 들어오는 출입기록인지 알고 '과천청사 관리 소관이다' '정보보호차원에서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한 것"이라며 "김 의원실에서 재차 질의가 왔을 때 수사 관련 사항임을 고지하고 비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성 타격 불가피…추가 논란은 존립에 치명적"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운전기사가 손으로 룸미러를 잡고 있다. 2021.04.06. yesphoto@newsis.com
고검장을 지낸 변호사는 "김 처장이 편향된 의도로 일을 진행했다고 볼 근거는 현재 보이지 않지만 수사 경험이 부족해 일어난 작은 실수들이 이어져 큰 악영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며 "초대 공수처장 앞길이 칼날 위를 걷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는데, 대통령이 임명에 있어 어떤 경력을 밟은 인사가 적절할지에 대해 더 심사숙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비노출 소환을 하더라도 조사가 끝나고 나면 '언제 어디서 조사했다'는 최소한의 정보는 대중에 알리는데, 추후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일이 예외적으로 발생한 것'임을 증명해 나가야 하는데, 이 사건 관련해서나 향후로도 필요한 사실과 정보는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검장도 공수처의 '몸살'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도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 지검장도 수사 기관 재직 경험이 풍부해 '내가 다녀오면 언젠가는 알려질 것'임을 알았을텐데, 실수한 면이 있다"며 "공수처에서 관용차를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 거절하고 공개적으로 출석하던가 첫 면담은 서면으로 진행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법학자는 "고의적으로 특혜를 줬다거나 조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황제 소환'은 누가 봐도 이 지검장을 위한, 이 지검장에 의한 에스코트로 보여 비판이 불가피하다. 김 처장이 너무 나이브(naive)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를 조사했으면 다른 기관에서 하듯 진술거부권 성명날인부터 영상 녹화까지의 모든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며 "공수처에는 출입 기록이 남아 있어야 마땅한데, 출입 기록을 남기는 지침 등이 마련돼 있는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수사를 모르는 만큼 곁에 수사 경험이 풍부한 참모를 둬야 한다"며 "이와 같은 논란이 한두 번 더 발생하면 공수처가 설 자리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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