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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뉴스

檢 정권 수사, 속도 낼까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대승을 거뒀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른바 '기획 사정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정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수사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 결과가 '여당 심판'이라는 국민 정서를 반영한 만큼 검찰도 정권의 눈치를 볼 이유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다만 청와대가 기획 사정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 정권 간 갈등이 일 수도 있다.


'靑발 기획 사정'에 칼 든 검찰…사실이면 치명적 타격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의 생산과 이첩 과정에 개입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20.1.29/뉴스1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발 기획 사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만간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기획 사정 의혹은 2019년 정권에 불리한 '버닝썬 사태'를 덮기 위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과거 별장 성접대 사건을 부각시켰다는 내용이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된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 검사가 윤씨와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만나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윤씨와 고위 검사들 사이 친분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보고서가 언론 보도되자 윤씨는 보고서 내용이 허위라며 부정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이 비서관과 여러 번 연락한 뒤 보고서를 작성한 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에 2019년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사실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시 대통령 보고에 포함됐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울산 선거 개입'도 속도 붙을듯


1억 6천여만 원의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 비서관은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가 수사한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도 연루돼 있다. 이 사건은 이규원 검사가 과거 무혐의 난 사건 번호를 활용해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신청했는데,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 위법성을 알면서도 승인했다는 것이 골자다.

수사팀은 출국 금지 조치 직전 차 본부장과 이 검사 통화를 이 비서관이 연결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만간 청와대의 사건 개입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 본부장 측은 5일 입장문을 내 "이 비서관(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 이 검사와 통화를 연결해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 검사가 관련 서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비서관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도 연루돼 1월 29일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의혹은 청와대가 2018년 지방 선거에서 문 대통령 최측근인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경찰에 넘겨주는 과정에 이 비서관이 관여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 안팎 "檢, 권력 수사 힘 실을 것" "전면 수사도 가능"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 고위 간부 변호사는 "검찰은 선거 중립성을 위해 투표 전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는 자제한다"며 "그간 밀렸던 수사가 자연스레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15일 '지방선거에 영향 끼칠 우려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가급적 강제수사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렷다.

이어 "전날 보궐 선거 여당 참패에는 정권의 부정에 대한 민심이 작용한 것"이라며 "검찰도 '권력 비리를 엄정 수사, 견제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권력 비리 수사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7 재보선 후 신임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사건 수사 속도도 함께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안팎 인사들은 총장 인선 뒤인 5월쯤 대규모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를 감안해 마무리할 수 있는 주요 사건은 기존 사건팀이 유지되는 동안 끝내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른 법조계 인사도 "여당이 패해 권력 비리 수사 여건은 좋아졌다"며 "특히 울산시장 선거 부정 사건의 경우, 그동안 참고인들이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로 나오며 지체된 면이 있는데,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개각하면서 이 비서관이 사임한다면 검찰 수사를 피할 길은 더 좁아질 것"이라며 "이 비서관이 다양한 사건에 얽힌 만큼 수사가 정권에 대한 전면적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가 6일 이 비서관이 '기획 사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때문에 검찰과 정권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장관도 기획 사정 의혹이 보도된 뒤 피의사실공표이므로 '감찰'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밝혔다. 대검은 최근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 대해 진상확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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