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과실범죄'로 중상해 등을 입은 피해자와 유족까지 국가의 금전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금은 고의 범죄로 피해를 입어야 만이 구조를 받을 수 있는데, 그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억울한 피해를 당하신 국민들이 정부의 피해자 보호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정당한 수혜를 받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과실범죄' 피해자도 구조금 지원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은 24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3층 브리핑실에서 취재진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법무부는 개정안을 25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범죄로 인해 사망, 장해, 중상해(8주 이상 상해)를 입은 피해자나 유족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987년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을 제정해 구조금 제도를 운영해왔다. 구조금은 범죄 피해 정도, 피해자 소득 등 조건을 고려해 산정된다. 유족 구조금은 최대 1억4900만원, 장해·중장해 구조금은 최대 1억2400만원까지 지원된다.
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범죄피해구조금'(이하 구조금) 지급 대상에 과실범죄 피해자도 포함하는 것이다. 현재 범죄피해자보호법상 구조금 지급 조건은 '생명·신체를 해치는 고의 범죄 피해'다. 법이 개정될 시 '생명·신체를 해치는 과실범죄 피해'라는 조건이 추가된다. 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 실화 피해자도 구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국장은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과실범죄로 인한 피해가 증가했지만 피해자와 유족 등은 구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왔다"며 법 개정 착수 이유를 밝혔다.
"헌법은 과실범죄, 고의범죄 구분 않는다"
법무부는 과실 범죄 피해자에게까지 구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헌법 제30조는 '타인의 범죄 행위로 인해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국장은"헌법은 구조 받을 피해자의 권리를 규정하며 고의범죄와 과실범죄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의 관점에서 볼 때 피해 내용과 정도가 동일함에도 과실 범죄로 인한 피해라는 이유로 구조금을 받지 못하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실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조금 지급이 개정 법 실시 이전의 피해에 대해 소급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공포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는데, 시행 전 과실 범죄 피해에 대해서는 구조금이 지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보충적 지원금'인 구조금 성격을 감안해 '이중 지급 방지장치'를 마련했다. 이를테면 피해자가 가해자 쪽이 가입한 책임보험(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는 구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제도 몰라 도움 못 받는 경우 다수…다양한 피해자 지원 제도 있어"
법무부는 피해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피해자와 가족들의 회복과 신속한 사회복지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 계산에 따르면 구조금 지급 범위가 확대되면 2019년 기준 1309건이었던 지원 대상 건수가 약 2998건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지원 대상 건수'는 실제로 지원된 건수는 아니다. 지원 대상 건수는 법무부가 대검찰청 범죄분석통계를 활용해 추린 것으로, 피해 정도가 구조금 지급 조건에 상응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법무부에 따르면 매년 실제 구조금 지급 건수는 지원 대상 건수의 20% 정도에 그친다.
이 국장은 "법무부는 구조금 제도 외에도 '주거나 경제적 지원' '심리 치료'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제도가 있는지 몰라 활용 못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도들이 널리 소개돼 국민들께서 정당한 수혜를 받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과실범죄' 피해자도 구조금 지원
 |
| [과천=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이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범죄피해자 보호법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6.24. yesphoto@newsis.com |
법무부는 범죄로 인해 사망, 장해, 중상해(8주 이상 상해)를 입은 피해자나 유족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987년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을 제정해 구조금 제도를 운영해왔다. 구조금은 범죄 피해 정도, 피해자 소득 등 조건을 고려해 산정된다. 유족 구조금은 최대 1억4900만원, 장해·중장해 구조금은 최대 1억2400만원까지 지원된다.
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범죄피해구조금'(이하 구조금) 지급 대상에 과실범죄 피해자도 포함하는 것이다. 현재 범죄피해자보호법상 구조금 지급 조건은 '생명·신체를 해치는 고의 범죄 피해'다. 법이 개정될 시 '생명·신체를 해치는 과실범죄 피해'라는 조건이 추가된다. 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 실화 피해자도 구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국장은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과실범죄로 인한 피해가 증가했지만 피해자와 유족 등은 구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왔다"며 법 개정 착수 이유를 밝혔다.
"헌법은 과실범죄, 고의범죄 구분 않는다"
 |
| (과천=뉴스1) 성동훈 기자 =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이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안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범죄피해구조금의 지급 대상자를 기존 고의범죄에서 과실범죄 피해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2021.6.24/뉴스1 |
이 국장은"헌법은 구조 받을 피해자의 권리를 규정하며 고의범죄와 과실범죄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의 관점에서 볼 때 피해 내용과 정도가 동일함에도 과실 범죄로 인한 피해라는 이유로 구조금을 받지 못하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실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조금 지급이 개정 법 실시 이전의 피해에 대해 소급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공포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는데, 시행 전 과실 범죄 피해에 대해서는 구조금이 지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보충적 지원금'인 구조금 성격을 감안해 '이중 지급 방지장치'를 마련했다. 이를테면 피해자가 가해자 쪽이 가입한 책임보험(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는 구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제도 몰라 도움 못 받는 경우 다수…다양한 피해자 지원 제도 있어"
 |
| /사진=뉴스1 |
법무부 계산에 따르면 구조금 지급 범위가 확대되면 2019년 기준 1309건이었던 지원 대상 건수가 약 2998건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지원 대상 건수'는 실제로 지원된 건수는 아니다. 지원 대상 건수는 법무부가 대검찰청 범죄분석통계를 활용해 추린 것으로, 피해 정도가 구조금 지급 조건에 상응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법무부에 따르면 매년 실제 구조금 지급 건수는 지원 대상 건수의 20% 정도에 그친다.
이 국장은 "법무부는 구조금 제도 외에도 '주거나 경제적 지원' '심리 치료'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제도가 있는지 몰라 활용 못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도들이 널리 소개돼 국민들께서 정당한 수혜를 받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