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월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금광 개발사업' 투자 설명회가 열렸다. 이 설명회는 금광 개발회사 이사인 A씨(53)와 공동대표 B씨(51), C씨(53)가 다단계 가상화폐의 지역별 상위투자자(일명 리더)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해당 가상화폐는 이미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송전이 벌어질 때였다. B씨는 회원들에게 "라이베리아 금광 개발사업에 현금 100만원과 가상화폐 100만원을 투자하면 금을 채굴해 한국에 들여오겠다"며 "투자한 회원들에겐 국제시세로 금 또는 돈으로 수익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투자금을 건지려는 이들은 B씨의 제안에 끌렸다. 이 회사는 3차례나 추가로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마지막 설명회에는 약 15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이 일당에 속은 피해자들은 무려 6237명이었고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간 총 146억7300만원의 투자금을 이들에게 줬다.

또 SNS로도 "금광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2년 동안 매월 수익금을 지급받고 만기시 원금 또는 금을 지급받는다"며 간접투자를 제안해 투자자 28명에게 투자금 1억8000만원 상당을 받았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총 투자금 209억4300만원…알고보니 '다단계조직'사기범 일당은 설명회에 모인 참석자들에게 회사에서 개발한 이동식촬영부스 투자도 권유했다. 이들은 "부스 1대당 현금 750만~1500만원에 구입해 위탁운영을 맡기면 2년간 매달 90만원의 수익금을 주고 만기시 재매입하겠다"며 속였다.

이에 혹한 피해자 363명은 부스 701대 대금 명목으로 60억8700만원을 투자금으로 냈다. 이렇게 이 일당은 투자자들로부터 라이베리아 금광 개발, 이동식촬영부스 등으로 6628회에 걸쳐 총 209억43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금광개발업자와 계약만 체결했을 뿐 실제 금광 개발은 없었다. 2019년 1월 이후 이들이 수입한 금은 26.08kg에 불과했다. 또 이동식촬영부스도 기계결함 등의 문제로 제작이 중단된 상태였고 상품안내서는 대부분 허위로 작성된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들은 편취한 투자금 대부분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고율의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형태로 운용하고 있었다. 결국 피해자들은 이때까지 투자한 원금도 받지 못한 상황에 이르렀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금광 개발 일당 징역형 선고…法 "큰 해악 끼쳐 엄벌 필요"'금광 개발 사기' 일당은 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사문서변조 등의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동욱 부장판사는 최근 A씨, B씨, C씨에게 각각 징역 3년, 5년, 4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추징금 16억2149만원 가납을 명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다단계조직을 구성·운영해 6000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속이고 2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편취했다"며 "단기간 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큰 피해액을 발생시키는 등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쳐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