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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로운 조세 패러다임의 등장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김영진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7.14/뉴스1


PE (Permanent Establishment), Google's Tax, BEPS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그리고 Digital Tax (OECD Pillars).

조세는 전통적으로 개별 국가의 과세권이 존중되는 분야이다. 그래서 자국민, 자국 기업, 자국 영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는 다른 나라의 구애를 받지 않고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기서 다른 나라 기업이 자국의 영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근거로 'PE(고정사업장)'가 탄생하였다. 자국에 고정사업장이 있는 외국 기업에 대하여 국내원천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인터넷 거래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은 PE에 착안하여 세율이 낮은 국가에만 사업장을 둠으로써 많은 절세 혜택을 누렸다.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인데, 특정 국가에 PE를 두지 않고 사업을 함으로써 절세 효과를 본 것이다. PE에 얽매이지 않고 구글 등 인터넷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였다고 하여 'Google's Tax(구글세)'라는 개념이 새로이 등장하였다.

동시에 많은 국가가 자국의 영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자 고민하였고, 그 과정에서 'OECD BEPS 프로젝트(다국적 기업의 세원 잠식을 통한 조세 회피 방지대책)'가 나타났다. 개별 국가의 과세권을 존중하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조세 논리를 붕괴시키지 않고 다국적 기업, 특히 온라인, 모바일 등 플랫폼에 기반을 둔 기업에게 합리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방법을 지난 몇 십년 동안 세계 각국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Digital Tax(디지털세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자국 내 디지털 매출에 대해 내 법인세와는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즉 OECD Pillars'이다. 이러한 디지털세가 최근에 공식화되었다. G20 정상들이 2021년 10월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디지털세를 공식화하는 합의안을 공동성명으로 채택한 것이다. 합의안은 적용대상 기업과 과세권 배분비율을 골자로 한 'Pillar 1'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중심으로 한 'Pillar 2'로 구성되어 있다.

Pillar 1은 연간 매출액 200억 유로(27조 원), 이익률이 10%이 이상인 대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을 소재국 정부에 배분하는 내용이다. 해당 기업들은 오는 2023년부터 매출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각 시장 진출 국가에 내야 한다.

Pillar 2는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매출액 7억5000만 유로(1조 원) 이상 다국적 기업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야한다. 만일 세율부담이 15% 미만인 국가에 자회사를 두면 차액만큼을 본사가 있는 국가에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G20 장상들은 이러한 Pillar 1, 2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세를 오는 2023년 최종 발효를 목표로 세부기준 협의, 각 국가 간 인정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두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세금은 두 나라가 각자 결정하고,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두 나라가 서로 협의해서 조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OECD Pillars로 구성된 디지털세는 국가들 간의 이견,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세계 140여 국가의 지지를 토대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국제조세 체계 원칙을 새로이 정립한 조세 역사상 커다란 이정표이다. 물리적 사업장이 없어도 외국기업에 대하여 과세를 할 수 있게 되었고(Pillar 1), 각 나라의 조세 주권 아래에서 정해져 온 법인세율에 글로벌 최저한 세율을 적용한다(Pillar 2)는 점에서 새로운 조세 패러다임이 등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규모가 큰 일부 다국적기업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국제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들이 통일화된 하나의 조세를 적용 받는 날이 올 것 같다.
전완규 변호사

[전완규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쟁송사무지원 자문위원,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Transfer Pricing 등 국제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관련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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