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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통신 조회' 논란 딜레마…적극 해명하면 피의사실 공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들이 통신자료 조회 논란 등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경위에 대한 설명과 자체 쇄신안이 마련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사 회의' 연 공수처…'통신자료 조회 설명·방지책' 주목


(과천=뉴스1) 이성철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이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검사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통신자료 조회 등 최근 논란이 된 현안과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2022.1.11/뉴스1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11일 오후 2시부터 검사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검사 회의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 수 있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통신자료 조회에 관한 논란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자료 조회 논란은 '사찰' 의혹으로까지 번진 만큼 공수처로서는 통신조회를 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나 향후 개선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논란은 김경율 회계사가 공수처로부터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사실을 지난달 8일 알리며 시작됐다. 이후 다수 법조인·정치인·언론인 그 외 시민들의 자료가 조회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회를 당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지인은 "무분별한 정보 유출이 두렵다"고 하기도 했다.

'언론 사찰' 의혹으로까지 이어진 'TV조선' '중앙일보' 기자 가족 통신자료 조회 경위도 설명되지 않았다. 기자 가족 통신자료 조회는 기자를 수사 대상으로 놓고 통신영장을 발부받지 않으면 사실상 할 일이 없다. 공수처가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 아닌 기자를 수사할 만한 합당한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는 '수사권으로 언론 활동을 위축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과 관련해 공수처는 지난달 24일 "모든 수사 활동은 적법하게 이뤄졌지만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없는지, 국민적 오해를 일으킬만한 요소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광범위하고 반복적인 통신자료 조회가 이뤄진 이유나 향후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여전한 불신…"김 처장이 나서야"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12.30/뉴스1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수사 활동의 최종 책임자인 김진욱 공수처장이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 경위와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처장은 사건의 입건·이첩, 영장 청구 등 중요 수사 활동에 대한 결재 권한을 갖는다. 김 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과 논란에 대해 질답을 주고 받았으나 공수처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당시 김 처장은 통신자료 조회 범위가 과했다는 의원들 지적에 "되돌아보겠다"고 답하면서도 "수사가 적법했다"는 점을 내세우는 데 무게를 뒀다. 기자를 수사한 근거 등을 묻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A 변호사는 "이제까지의 공수처 해명이나 김 처장 국회 발언으로는 통신자료 조회 이유나 언론 사찰 의혹의 진상을 알기에 부족하다"며 "큰 의혹이 퍼지며 국민적 피로감이 쌓인 만큼 처장이 직접 나서서 적절한 선에서 경위와 대책을 설명해야 기관을 둘러싼 불신이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다수 회원이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형사소송법학회의 김정철 인권이사(변호사)는 공수처를 대상으로 헌법 소원을 내기로 하고 참여자를 모집하는 등 공수처 불신은 커지고 있다.

'피의사실공표죄' 때문에 김 처장이나 공수처가 통신자료 조회 경위 등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수사 과정에서 진행된 조회 경위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피의사실공표죄는 고의로 피의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 불이익을 주려 할 때 적용된다"며 "현재 의혹 해소 필요성이 큰 만큼, 수사 관련 사안일지라도 내부 합의를 거쳐 적절한 선에서 공표하면 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를 대상으로 통신영장을 청구한 것이 맞다면 이는 과도한 것을 넘어 직접 수사 대상을 제한해 놓은 공수처법 취지를 어겼다는 더 큰 문제"라며 "해당 의혹이 맞는지,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는 왜 이뤄졌는지, 자료는 잘 폐기됐는지, 향후 수사에서 통신자료 조회는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등을 확실시 설명한 뒤 김 처장 등 책임자들이 입장을 내든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 변호사는 "피의사실공표죄 때문에 모든 것을 밝히기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며 "일부 법조인, 정치인, 언론인 등을 표본으로 뽑아 어떤 필요에 의해 이들 자료가 조회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설명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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