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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환자 마음 치료하는 그 변호사'…성형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MZ 변호사가 뜬다] 성형 의료소송 분야에서 주목받는 손영서 변호사

편집자주젊은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위치에서 MZ세대 변호사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손영서 변호사

몇년 전부터 성형의료업계에 유명인으로 떠 오른 젊은 전문가가 있다. 그런데 그는 의사가 아니라 변호사다.

손영서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신)는 성형 의료사고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MZ세대다. 손 변호사가 성형업계의 주목을 끈 건 그가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이면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의사들이 방어하기 가장 힘든 부분을 꼬집어 공략하는 법을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 알려주기 시작하면서 성형의사들에겐 '공공의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변호사 3만명시대'라지만 성형 의료사고에 특화된 변호사는 많지 않다. 의료분쟁은 변호사에게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간혹 의사출신 변호사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손 변호사는 국내 유명 성형전문병원 법무팀장 출신이다. 변호사가 되자마자 강남의 대형 성형병원에 첫 변호사로 근무했다. 주요업무는 병원 입장에서 의료분쟁을 방어하는 역할이었다. 병원 소속 변호사로 성형 의료사고의 실무를 익힌 그의 독특한 이력은 성형의료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급기야 의료계에선 여러 방법을 동원해 그를 주저앉히려고 노력중이다. 최근엔 의사단체가 변호사단체에 그를 징계해달라는 진정을 넣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료소송에 뛰어든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에서 성형 부작용 문제는 너무나 심각한 수준입니다. 성형을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만큼 부작용 피해자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대부분의 병원들이 부작용에 대해서는 수술 전에 제대로 설명도 않고 무분별한 광고만 늘려 환자들을 끌어모아 수익창출에만 급급한 실정입니다. 부작용이 발생해도 병원과 의사는 이를 외면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병원을 상대로는 환자가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법적 대응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비용과 시간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또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환자가 의료행위에 대해 아는 지식이 적을 수 밖에 없어 의료분쟁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의료 소송이야말로 '공익적 가치'가 큰 분야라 생각했고, 변호사가 된 후 바로 병원에 들어간 것도 관련 지식을 배우기위해서였습니다.

성형사고는 몸 뿐 아니라 마음을 다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분과 상담하면 변호사가 아니라 마음을 치료 하는 심리치료사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귀 기울여 듣고 어려움에 공감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분쟁 현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거 같은데

▶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위해 사회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우선 고위험도 수술 또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수술에 대해선 피해 배상을 위한 보험 의무 가입을 강제하는 게 필요합니다. 부주의나 실수가 대부분인 의료사고에선 일부러 환자를 다치거나 죽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피해를 입게되면 보험사와 병원으로부터 명백하게 피해보상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병원과 의사도 만일의 사고를 위해 제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의료 관련법도 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건가

▶교통사고 특례법처럼 의료분야도 특례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환자를 위한 기관이지만 병원의 참여를 강제할 수 없습니다. 의료분쟁을 신속,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해 피해자를 돕기 위해 중재원이 설립됐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밖에도 법적 보완을 통해 중대한 의료 과실은 환자 개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그 책임을 병원에 따져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정치가 필요합니다.

-의료분쟁에서 환자를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의견인지

▶ 의사가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환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의료인에게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충실히 마련하고 위반할 때엔 지금보다 더 엄정한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손영서 변호사

-인터뷰 중에도 전화가 울릴 정도로 상담이 많은 거 같은데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해 오는지

▶수년째 블로그와 유튜브에 연락처를 공개해놓고 거의 매일 무료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방금 전화상담을 끝낸 피해자도 1994년생으로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입니다. 성형 피해자들 대부분이 20대~30대 여성들이어서 경제적 여유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해 일단 부담갖지 않고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임료도 최소한으로 받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민이나 미혼모,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은 '공익 소송' 일환으로 전액 무료로 소송이나 합의를 진행해줍니다. 대학과 로스쿨에서 법을 공부하면서 '공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제가 잘 할 수 있는 의료소송에서 '공익'을 추구하고 '정의'를 실현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싫어할 만한 일을 주로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성형의사 단체에서 제 활동을 저지하고자 변호사단체에 저를 징계해달라고 진정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조장하고 형사고소를 부추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의사단체의 진정서 내용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돼 있습니다. 의사단체가 변호사 개인을 지목해 진정서를 제출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압니다. 그만큼 제가 하는 일이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고, 또 반대로 그만큼 환자들을 위해 의료분쟁에서 잘 싸워주고 있다는 칭찬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형 성형병원 모든 수술대에선 사망사고가 최소 한번씩 있었다는 괴담도 있던데 사실인가

▶그건 좀 과장된 얘기일 겁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난다는 건 어느 정도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성형 강국'입니다. 수요도 많고 공급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기술도 늘고 관련 노하우도 외국 의사들이 배워갈 정도입니다. 하지만 성형 분야에서의 우리나라의 강점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그 이면에 어두운 부분도 개선하는 작업이 동반돼야 합니다. 제가 환자를 위해 주로 일을 하지만, 병원과 의사를 대리해서도 사건을 맡기도 합니다. 환자에 비해선 아직 강자인 병원과 의사가 자기 책임을 다 해서 환자와 신뢰관계를 굳건히 할 수 있을때 우리 성형업계가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스승의날에 지도교수님께 인사를 드렸다가 "잠깐 이거 찍고 가"라고 하시기에 아무 준비도 없이 우연히 '정교수 지식채널'이라는 영상에 출연했습니다. 성형부작용 환자들 의료분쟁해결의 다양한 방법에 대해 교수님과 말씀을 나누었는데 그 영상을 보고 환자분들이 많은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 때 유튜브의 큰 영향력을 실감하고 '손로몬TV'라는 채널을 열어 본격적으로 의료분쟁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운영은 원래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수준급 영상편집 능력자라 제작을 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리를 빌려 강주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의사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픈 얘기가 있나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인 '라포'가 곧 소송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라포'는 상호 신뢰관계를 나타내는 심리학적 용어입니다. 환자와의 사이에 라포가 확립돼 있으면 조화나 신뢰의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 발생시에 의료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환자와의 사이에 라포를 얼마나 잘 형성해 놓느냐가 의료사고시 의료분쟁으로 비화되지 않는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 라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기도 하지만, 잘 형성된 라포라도 의료사고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없는 경우 유리병처럼 쉽게 깨질 수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사과와 충분한 설명도 중요합니다. 의료인은 환자가 '미안하다'는 말 한디만 들어도 감정이 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해서는 안됩니다.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고, 사고 원인을 잘 모를 때는 잘 모른다고 솔직히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의사들은 설명만 잘 하면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도 미안하다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나쁜 결과가 있을 때 환자측에서 녹음해서 부메랑으로 오는 사례가 많다보니 의사가 환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독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의사가 훨씬 더 인간적이라는 것입니다. 환자는 의료인의 진실성 내지는 성실성을 보고 의사가 환자를 진심으로 대했는지 느낌으로 알기 마련입니다. 의사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면 많은 경우 환자의 감정이 누그러지게 됩니다.

-혹시 법률서비스 소비자인 환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많은 분들께서 '변호사가 많아졌다'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면서도 선뜻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을 주저합니다. '변호사비는 비싸다'는 인식때문입니다.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매매를 하면서도 법적 검토 없이 부동산 사무실에서 신중하지 못한 계약을 해 낭패를 겪기도 합니다. 의료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병원을 상대로는 환자가 절대 못이기는 것 아닌가?' 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습니다.

무책임한 일부 의사들은 자신의 의사면허를 보위하기 위해 환자들의 이런 두려움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병원의 자본력 앞에 '무기대등의 원칙'이 무너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변호사 조력 없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의료소송만 하더라도 소송전에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절차(보험회사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 소비자보호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위원회 등등)가 굉장히 많습니다.

'어려울테니 포기하자'는 생각으로 자신의 권리행사를 회피하지 마시고 근처의 변호사를 찾아서 상담을 받아보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더라도, 적은 상담비용만을 들이고도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손영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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