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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재산세 40배' 전원주택…행복에 매기는 세금①

[theL] 화우의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존립하고 역할을 수행하려면 재정수요가 뒷받침돼야 하고 누군가에게 반드시 세금을 거둬야 한다. 그렇다면 세금은 언제 어느 곳에 매겨야 할까?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 '담세력'은 어디에 존재할까?

큰 틀에서 보면 담세력은 모든 재화와 용역의 가치에 존재한다. 재화나 용역의 가치가 담세력을 지니는 것은 효용과 만족, 다시 말하면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행복은 주관적이다. 똑같은 재화를 소유하거나 소비하더라도 행복지수는 사람마다 다르니 행복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매길 수는 없다. 그러니 세금은 납세자가 느끼는 주관적 행복 대신 재화와 용역의 크기라는 객관적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재화와 용역의 크기는 결국 돈으로 환산된다.

다시 말해 과세의 계기는 누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며 얼마의 재산을 보유하는가의 3단계로 따지는 것이다. 소득·소비·재산이라는 객관적 잣대로 담세력을 측정해 세금을 거둬야 공평하다는 게 오늘날의 일반적인 관념이다.

요즘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세금 문제가 종종 제기된다. 공기 좋은 교외에 세컨드 하우스를 두는 생활패턴이 활성화된 탓이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바뀌었으니 세컨드 하우스를 반드시 도심 근처에 둘 필요도 없다. 크기와 구조는 다르지만 대체로 호화 별장식 건물이 아니라 주거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세컨드 하우스에 부과되는 세금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이다. 현행 세법은 세컨드 하우스를 주거 용도로 사용하면 주택으로 취급하고 휴양 용도로 사용하면 별장으로 취급한다. 주택으로 친다면 1가구 2주택이 되니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받지 못한다. 별장으로 취급하면 이런 불이익을 피할 수 있지만 고율로 매겨진 취득세와 재산세에 부딪힌다. 별장을 보유한다면 취득세는 3배, 재산세는 40배가량을 주택보다 더 부담해야 한다.

조세는 국가 재정수요를 조달할 뿐 아니라 경제정책적 기능을 도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경제정책적으로 타당하다면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중과세가 정당화될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별장에 대해 중과세하는 과세체계는 주택과 별장을 구조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구분해 과세하고 별장이 부유함이 상징이던 옛날의 유물이다. 과거 별장에 중과세를 시행한 취지에는 부유층에 대한 과세라는 점 말고도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골의 전원주택이든 아파트 단지든 상관없이 용도에 따라 구분한다. 시설과 구조도 대부분 고급주택과 거리가 멀어져 호화별장에 대해 중과세하던 종전의 입법취지가 무색해졌다.

다주택 보유에 대한 중과세의 경우 통상적으로 주택 초과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주거 수요는 주택 소유 외에 임차 등 다른 형태로도 충족될 수 있으니 이런 정책목적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세컨드 하우스는 대부분 주택의 초과수요와 무관한 지역에 있어 일률적으로 세제상 불이익을 가할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가의 정책목적에 관한 판단기준을 명확하게 정립·제시하고 그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보유세와 양도세를 부담하도록 하는 원칙이 바람직하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다. 개인이 제대로 재충전해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국가 전체의 생산성도 높아진다. 또 국민이 각자 행복해야 나라 전체도 행복해진다. 과세의 크기라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 불합리한 세제는 국민의 조세회피 심리를 조장하고 편법에 대한 유혹을 끌어내기 마련이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과세체계와 그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방치한 채로는 진정한 복지국가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 정책적 타당성 없이 세컨드 하우스 보유에 적용하는 중과세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매기는 부당한 세금이다.

임승순 고문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 화우

[임승순 고문변호사는 법무법인(유) 화우의 조세전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사법연수원을 9기로 수료해 각급 법원 판사와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퇴직했다.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국무총리 행정심판 위원,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현재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등 조세 관련 분야에서 주로 활동한다. 2013년 세계 법조인명록 Corporate Tax 분야 한국대표변호사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저서인 '조세법'은 세법 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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