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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스토킹범죄 사전대응 나섰지만…수사권 조정에 난관

18일 서울 중구 신당역 내 여자화장실 앞에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경찰은 오는 19일 피의자 전모씨(31)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검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토킹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이 모두 없어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사지휘권 부활부터 현행법상의 협력체계 구축 등 다양한 보완책이 제기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범죄 혐의자에 대해 '잠정조치'를 적극 취하라는 지시를 지난 16일 내렸다.

문제는 일선 현장에서 효율적인 시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잠정조치 청구 조건을 규정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개정된 법률이 충돌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처벌법 제8조1항은 검사가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의해 △서면 경고 △피해자 100m 접근 금지 △통신 이용 접근 금지 △경찰서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 4가지의 잠정조치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인신 구속까지 가능한 강력한 조치로 검사의 검토를 거쳐 법원이 결정하도록 했다.

잠정조치는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치인 만큼 사건 초기부터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검·경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검사의 직권을 통한 잠정조치 청구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검찰청법 개정으로 스토킹범죄가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범위에서 빠졌고 형사소송법도 바뀌면서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삭제된 탓이다.

수도권에 재직 중인 부장검사는 "구속을 뜻하는 4호 조치를 직권으로 청구하려면 검사가 꼼꼼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과거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하거나 의무적인 보완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수사권이 사라지며 직접 수사는 원칙적으로 못하고, 강제력이 있는 수사지휘를 못하게 되면서 적극적인 직권 행사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수사지휘권이 피해자 보호의 만능 열쇠는 아니다. 과거에도 검사가 경찰에 112 신고 등으로 접수된 모든 사건을 처음부터 파악하고 적극 대응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스토킹범죄의 경우 경찰이 잠정조치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의 사건으로 등록된 관리됐다.

다만 검사 입장에서 적극 대처할 수 있는 '통로'가 하나 사라졌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현재 검사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사건을 보고 '영장 기각에 대비해 잠정조치를 검토해보라'는 정도로 말할 수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스토킹범죄의 경우 다른 범죄에 비해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활 패턴을 잘 알기 때문에 강력한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스토킹범죄의 중대성을 다른 강력사건보다 가볍게 보는 형사·사법기관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수사의 한 축인 검찰이 초장부터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법학 교수)은 "스토킹 사건 등 특정 범죄 내용을 검·경이 초기부터 함께 내용을 검토하고 협력하게 하는 실무 환경을 만들 수는 있지만 상위 법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상황이라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경찰 사건을 지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언제든지 개입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차원의 수사지휘권 재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며 "검·경이 견제도 법률 조언 등 공조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현장 경찰이 미처 체크하지 못한 부분을 검토해주는 긍정적 기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폐지된 수사지휘권을 부활해야 한다는 데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현재 상태에서 검·경의 협력을 극대화하려면 두 기관을 책임공동체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사권 조정 이후 과거보다 '크로스체크'가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며 "경찰 송치로 기소된 사건이 무죄가 나오면 담당 경찰관에도 일정 불이익을 주는 검·경 책임공동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미국 경찰은 사건이 잘못되면 전보 등 불이익을 받아 수시로 검사와 소통하며 수사한다"며 "이 같은 적극 수사 요인이 생기면 중대한 스토킹범죄에서도 경찰이 전담검사와 깊게 협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해자 보호도 더 적극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이 좀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측면도 있다"며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에 대해 수사 단계에서 검사와 긴밀히 소통할 것을 강조한 기존의 '중요사건 협력절차'를 적극 활용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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