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현 주호주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 당시 법무부 장차관이나 대통령실에 일체 보고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출국금지 관련 정보보고가 생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중요 인물에 대한 출국금지가 이뤄지면 정보보고를 작성해 장차관, 민정수석실까지 보고했고 인사검증에서 출금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에 "명백히 허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차 전 본부장은 전날 같은 방송에서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해 심의한 경험에 비춰보면 법무부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인용한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수사를 이유로 한 출국금지에 대해 이의신청을 인용해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에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심의하면서 수사를 이유로 한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이 인용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발언했고,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차 전 본부장의 발언이 허위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간 법무부는 수사기관이 요청한 출국금지에 대해 이의신청을 6건 인용했다. 이중 2건은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거쳐 인용됐고, 3건은 차 전 본부장이 재직한 기간 중 인용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의신청을 인용했던 6건 모두 수사기관은 출국금지 해제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법무부는 출국금지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심사해 이의신청을 인용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했다"며 "이 전 장관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도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출국금지를 해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중의 직무상황에 대해 거짓 발언을 해 법무부 출국심사 업무의 신뢰를 훼손한 차 전 본부장과 법무부에 대한 아무런 사실확인 없이 허위 사실을 여과없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채 상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지난 1월 국방부 이 전 장관, 신범철 전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김동혁 검찰단장, 박경훈 조사본부장과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7일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법무부가 지난 8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당시 법무부는 △별다른 조사 없이 출국금지가 수차 연장돼 온 점 △최근 출석조사가 이뤄졌고 본인이 수사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전 장관은 지난 10일 저녁 호주로 출국했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 전 장관에 대한) 고발장이 2023년 9월경 공수처에 접수된 이후로 단 한 번의 소환조차 전혀 없었다"며 "(이 전 장관은)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증거물을 임의제출하면서 향후 조사가 필요할 경우 적극 출석해 조사에 응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을 받은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에서는 이 전 장관이 아그레망(주재국 동의)까지 받아서 (호주로) 출국해야 할 입장인 점 등을 감안했다"며 "더 이상 출국금지를 유지할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