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전반을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가 2일 판·검사 출신 변호사 8명을 특검보로 추천했다. 이재순 변호사(58·연수원 16기), 최운식 변호사(55·연수원 22기)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특검보 자격은 경력 7년 이상의 변호사(판·검사 출신 포함)에게 주어진다. 특검법상 박 대통령은 3일 안에 후보자 8명 중 4명을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

박 특검은 "인선기준으로 법률가로서의 능력과 자세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며 "조직 화합력, 리더십, 보안의식 등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특검보 추천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당초 계획대로 이날 중 마무리했다. 특검보는 수사 대상자들을 재판에 넘긴 뒤 공소유지까지 담당해야 하므로 2년가량 본업을 떠나 있어야 한다.

이로써 105명에 달하는 특검팀 구성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은 이날 법무부에 검사 10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5·연수원 23기)를 수사팀장으로 지명한 데 이은 조치다.

파견 명단에는 특별수사본부 소속 부장검사도 일부 포함됐다. 박 특검은 "전체 파견 검사 20명 중 3분의1 정도를 기존 특별수사본부에서 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검팀 구성이 마무리되면 박 특검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그는 '세월호 7시간 행적' '청와대 약물 반입' 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청와대 기강과 연관된 문제라면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유사종교 문제 등도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종교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를 수사팀원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했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해선 대면조사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직접 조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서면조사는 필요 없고 직접적인 대면조사를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수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많고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라며 "국민의 바람이 그렇다면 검토해볼 문제"라고 여지를 뒀다.

박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역시 독일에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기업 수사도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박 특검은 "이번 수사는 촘촘하게, 하나하나 빠짐 없이 봐야 한다"며 "특수부 검사 출신, 판사 출신 등이 함께 토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특검은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지원금의 본질을 직권남용 등으로 보는 건 구멍이 많은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이) 문화융성이란 명분으로 통치행위를 내세울 텐데 그걸 어떻게 깰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뇌물죄' 적용에 수사력을 모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 특검은 조만간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접촉해 수사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눌 방침이다. 아직 일정이 잡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