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첫 준비절차기일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준비절차기일이 22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다.

이번 탄핵심판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과 이정미, 이진성 재판관 등 수명(受命)재판관 3명은 이날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과 소추위원단 양측이 제출한 서류와 사건의 쟁점 등을 정리할 계획이다. 재판에서 무엇이 증거로 제시될지, 누가 증인으로 나올지 등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과 소추위원단 양측은 탄핵사유와 사실관계, 법리해석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탄핵사유를 전부 부인했기 때문이다.

답변서에서 박 대통령 측은 최순실씨(60·구속기소)의 국정농단에 대해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국정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일부 반영했다고 해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해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헌법에 규정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소추위원단 측은 헌재가 박 대통령에게 재판에 나오라는 출석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탄핵사유를 부인하는 만큼 재판에 불러 직접 신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본인의 진술을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적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다.

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사유를 대체로 부인하며 소명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본인 신문을 통해 그 입장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준비절차는 대부분 당사자 출석 없이 대리인들이 진행하는 만큼 박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추위원단은 탄핵사유를 입증하기 위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7·구속기소), 광고감독 차은택씨(47·구속기소) 등 11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증거로는 최씨의 공소장과 국정조사 회의록, 박 대통령의 담화문 등을 신청한다.

헌재는 준비기일을 통해 탄핵심판 절차 일부가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박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일지 여부도 밝히기로 했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헌재가 특검과 검찰에 수사자료를 요청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지휘요청서와 이의신청서를 각각 제출했다.

준비기일은 2~3회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관련 증거와 쟁점이 많아 1회 기일에 다 끝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며 "1회 준비기일의 진행상황을 보고 재판부에서 차회 준비기일을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