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오른쪽)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사진=뉴스1

26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재판에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삼성이 최순실씨(61) 일가를 지원하는 과정에 적극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인물들이다. '삼성 뇌물' 사건의 중요 증인들이지만 입을 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 최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최 전 부회장은 '삼성 2인자'로 불렸던 인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과 함께 그룹 내 의사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최 전 부회장은 최씨가 '비선실세'임을 알고 딸 정유라씨(21)의 승마훈련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전 부회장이 미리 최씨의 존재를 알고 이 전 부회장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최씨 지원과 경영권 승계를 두고 '거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수사기관의 판단이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사진=뉴스1

장 전 사장과 황 전 전무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정씨 승마 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는 특검 조사에서 '장 전 사장의 지시로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줬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황 전 전무는 최씨의 독일 회사인 비덱스포츠 측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승마 지원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전 전무는 정씨가 탈 말을 사고파는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 사람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마찬가지로 모든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들이 최씨의 존재와 영향력을 알게 된 경위, 최씨 일가를 지원한 이유, 최씨에 대한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지 못한 채 재판이 공전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