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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친절한판례氏] "내가 이혼을 했다고?"

[the L]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이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것도 일을 하러 미국으로 떠난 배우자가 현지에서 이혼소송을 해 이혼이 됐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내 법원에서 이혼 선고를 받았다면 이는 무효라는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1978년 결혼해 7년여간 결혼생활을 한 A씨 부부. 배우자인 B씨가 미국에 직장을 얻어 떠나면서 '따로 살림'이 시작됐다. B씨가 미국에 간지 6년째 되던 해, B씨는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A씨와의 연락도 끊었다.

B씨는 A씨와 연락을 끊은 이듬해 미국 법원에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A씨에게는 알리지 않고, 대신 미국 변호사를 선임해 A씨를 대리하는 것처럼 꾸몄다.

A씨는 이혼 소송이 시작된 것도 진행되는 상황도 전혀 몰랐지만, 법원은 A씨를 대리한다는 변호사가 있으니 A씨도 소송에 응했다고 판단해 재판을 진행했다. 결국 A씨는 법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은 채 이혼이 선고됐다.

B씨는 미국 법원에서 받은 이혼판결과 자신이 작성한 이혼신고서를 미국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에 접수했다. 영사관은 이를 A씨가 사는 지역 구청에 보냈다. 서류를 받은 구청은 이들의 이혼을 호적에 올리고, 이혼이 확정된 호적을 미국에 있는 총영사관에 보냈다. 호적이 정리될 때까지도 A씨는 자신의 이혼 사실을 몰랐다.

결국 A씨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이, B씨와 연락이 끊긴지 1년 만에 이혼을 한 셈이 됐다. 이에 A씨는 이혼무효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들의 이혼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법원은 "이 이혼판결은 우리 나라에서 효력이 없고 이 판결에 따른 이혼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서울가법 92드68848)

법원은 소송에 필요한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소송이 공시 송달이 되지 않았고, 소송이 시작될 때 필요한 소환, 또는 명령의 송달을 받거나 소송에 응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미국 법원이 선고한 이혼판결은 소송에 필요한 조건을 구비하지 못해 우리 나라에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

제217조(외국재판의 승인)

①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하 "확정재판등"이라 한다)은 다음 각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승인된다.

1. 대한민국의 법령 또는 조약에 따른 국제재판관할의 원칙상 그 외국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것

2. 패소한 피고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방어에 필요한 시간여유를 두고 송달받았거나(공시송달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 송달받지 아니하였더라도 소송에 응하였을 것

3. 그 확정재판등의 내용 및 소송절차에 비추어 그 확정재판등의 승인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아니할 것

4.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그 외국법원이 속하는 국가에 있어 확정재판등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을 것

② 법원은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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