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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예측가능한 조세행정을 바란다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다. 국민이 낸 세금이야말로 국가의 알파요 오메가다. 국가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지 않고 살아가는 국민은 없다. 독자들 중에는 세금을 내 본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적어도 무언가를 사서 소유한 것이 있다면, 부가가치세라는 것을 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누구나 세금을 내며 살아가고 있다.

성인이 되어 소득이 생기고,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다보면 세금 때문에 고민하는 일이 많아진다. 특히 회사에 다니면서 봉급을 받는 것이 아닌 자기 사업을 하는 경우에, 세금은 주요 고민거리다.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것도 있겠지만, 복잡하거나 애매모호한 법률로 생각지도 못하는 세금으로 경영상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누군가가 가상공간에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판매하고 판매대금으로 가상화폐를 받는 사업모델을 기획하였다고 해보자.

여기서 NFT를 판매하면서 얻은 소득은 어떤 세목에 해당하는지, 또 부가가치세는 신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장 새롭게 기획안 모델을 성공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한참 업무를 진행하다가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변호사나 세무사들에게 문의한다. 전문가들이니만큼 나름대로 고민 끝에 자문을 해주지만, 그렇다고 속시원하게 답을 주기는 어렵다. 새로운 영역이니만큼 기존에 쌓인 정보도 없고 법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무관서에 물어보기도 힘들다. 일반 국세청 전화 상담으로는 일단 상담은 해주지만, 원론적인 내용을 이야기해면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한다. 질의 내용에 대한 법적인 효력이 어느정도 있는 서면 질의도 마찬가지다. 회신받는데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기 다반사다. 당장 현업에서 돌아가는 사정을 생각해보면 서면 질의 회신을 받아 세무리스크를 줄이기 어렵다.

사실 사업을 하는 사람들만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도 집이나 땅을 매매하면서 세무신고를 하게 되는데, 관련 세금이 너무나도 복잡하여 전문가들도 자문해주기를 꺼려한다. 오죽하면 양도소득세를 포기한 세무사란 의미의 '양포세무사'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국민들에게 납세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국가는 국민들이 납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편의를 충분히 제공한 이후에 그 의무 이행을 바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적어도 납세자 개개인이 사업을 하면서, 재산을 처분하면서, 상속받으면서 단순히 "몰라서"라는 이유로 억울한 세금을 물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새로운 정부가 곧 출범한다. 국민이 국민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 이행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수고나 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세행정을 발전시켜주길 기대한다.

오형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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