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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언대용신탁, 유연한 상속설계로 접근해야

2012년부터 시행된 개정 신탁법에 따라 유언대용신탁, 수익자연속신탁 등 유언을 대체할 수 있는 상속형 신탁의 제도적 기초가 마련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제도를 통해 유류분, 즉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비율대로 유산을 나눠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왔다.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을 대신하는 신탁으로 위탁자가 자신이 사망했을 때 수익자에게 수익권을 귀속시키거나 위탁자가 사망했을 때부터 신탁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신탁계약이다.

최근 논란을 재점화시킨 것은 "유언대용신탁재산은 유류분 반환 대상"이라는 하급심 판단다. 이번 판단은 2020년 나온 판결(유언대용신탁재산은 유류분 반환 대상 아니다)과 정반대다.

2020년 1월10일 선고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의 판결은 "유언대용신탁을 수탁자 즉 제3자에 대한 증여로 보고 상속개시 1년 이전에 이뤄진 증여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사건은 고인이 생전에 특정 자녀를 유언대용신탁계약상의 1차 수익자로 지정해 부동산과 현금을 이전받도록 했는데 다른 형제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제기한 경우였다. 쟁점은 신탁재산인 부동산과 현금을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시킬 것인가 여부였다.

하지만 이 판결은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간과해 수탁자의 고유재산인 것처럼 봐 유류분의 잠탈(교묘히 빠져 나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류 학계의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판결의 논지와는 달리 신탁재산 역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다수견해였다. 이와 반대로 신탁재산은 고인의 상속재산도, 수익자가 받는 증여재산도 아니라는 불포함설은 소수견해였다.

그런데 지난해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성남지원 판결 논리와 결론과는 반대되는 판결을 내놨다. 마산지원에서는 "신탁재산을 수탁자의 고유재산과는 독립된 재산으로 보고 신탁재산의 실질적 처분권이 수탁자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유언대용신탁을 수탁자에 대한 증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인증여는 법률상 유증과 동일하게 취급되기 때문에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재산을 상속받는 수익자는 유증을 받는 상속인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따라서 신탁재산과 관련한 유류분을 반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유증 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반환의무의 순위에서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보다 더 앞서게 된다.

마산지원 판결로 유류분과 유언대용신탁과의 관계에 대한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는 상황이 되면서 향후 대법원 판단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유언대용신탁은 신탁제도의 유연성으로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다. 제도의 효용이 유류분 방어에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는 이런 상속형 신탁제도의 본질에 집중한 제도 안내와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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