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사진=헌법재판소 제공) 2025.02.25. /사진=뉴시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지귀연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1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 부장판사가 법리에 해박하고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법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 부장판사는 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청이 독립된 수사기관임에도 법률상 근거 없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구속 기간을 협의해서 사용하는 등의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출신인 지 부장판사는 개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했다. 2005년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서울가정법원,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차례 지내 해박한 법리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 부장판사는 활달한 성격으로 법원 안팎의 각종 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며 법관들 사이에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법관들은 지 부장판사에 대해 "정치적 사건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이른바 '공과 사가 철저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비상계엄 관련 사건들이 서울중앙지법에 넘어왔을 때 법원 안팎에서 '이처럼 예민하고 복잡한 사건을 담당하기에 지 부장판사가 적임자'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서울 소재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지 부장판사의 가장 큰 장점은 사건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라며 "비상계엄 사건은 검찰 측 신청 증인이 500여명에 달하는 등 검토해야 할 서류와 자료가 많지만 적절한 사람에게 전담된 것 같다는 법관들의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근무 3년차인 지 부장판사는 앞서 굵직한 사건을 여럿 맡았다. 지난해 2월 '부당 합병'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에서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으며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9)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기도 했다.

지 부장판사가 속한 형사합의25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사건을 전담해 심리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앞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사건과 관련,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최종 변론을 마치고 재판관 평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