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6.9/사진=뉴스1

정치적 이유로 중단됐던 '한·일 법관 워크숍'이 8년 만에 재개했다.

대법원은 한·일 법관 워크숍이이 오는 2일까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리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 측은 "2018년 정치적 이유로 한·일 법관 워크숍이 취소된 이후 8년 동안 워크숍이 개최되지 못했는데 사법 교류를 재개해 양국 간 우호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양국 간 사법제도 등을 비교하고 분석해 상호 발전을 도모하고 우리나라의 오랜 민사전자 소송 경험을 일본과 공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중단됐던 워크숍이 재개된 건 2024 아·태 대법원장 회의 기간 중 개최된 양국 대법원장 면담에서 양국이 사법교류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결과다.

워크숍 주제는 △신속한 재판 △사법 정보화(AI 기타 기술 활용) △사법행정의 주요 현안이다. 한·일 법관 워크숍은 2004년 우리나라 대법원과 일본 최고재판소가 체결한 사법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2005년 개최된 뒤 양국의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관들이 재판제도와 사법행정에 대해 논의하는 주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워크숍엔 황인성 법원행정처 기획총괄 심의관(48·사법연수원 33기)을 단장으로 법원행정처의 장지용(47·34기) 국제교류추진단장, 김택우(48·40기) 정보기획심의관, 이혜랑(40·40기) 형사지원 심의관, 김은실 국제심의관과 백광균(46·37기) 부산지법 서부지원 부장판사가 참석한다. 일본 측은 요시오카 히로타다 일본 최고재판소 사무총국(법원행정처에 해당) 총무국 제1과장, 타카자쿠라 신페이 사무총국 비서과 국제업무 담당 참사관, 아리모토 사키코 사무총국 민사국부·디지털심의관부 판사 등이 참석한다.

일본 방문단은 지난달 30일 법원행정처 예방 후 첫 세션인 '신속한 재판'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전산정보센터와 서울중앙지법을 방문한 뒤 '사법 정보화'를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을 연다. 오는 2일에는 마지막 세션인 '사법 행정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향후 국제 사법 교류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9월22~23일 개최되는 세종국제콘퍼런스엔 야스나미 료스케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관(대법관)이 참석한다. 2026년 9월 한국에서 개최될 아·태 대법원장 회의에 이마사키 유키히코 최고재판소 장관(대법원장)은 참석을 검토 중이다.

대법원은 중국과는 한·중 사법세미나 재개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과는 미국 국립주법원센터(NCSC)와 AI를 주제로 한·미 법관 웨비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법원 측은 "전자소송제도, 전자등기·등록제도 노하우 공유를 요청하는 필리핀을 비롯한 국가가 여럿 있다"며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사법 정보화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사법 분야의 국제 교류를 활성화해 사법 한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