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1일 이인복 대법관 후임으로 김재형 서울대 교수(사진)를 임명제청했다./사진=뉴스1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1·사진)가 오는 9월1일 임기를 마치는 이인복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 제청됐다. 교수 출신이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된 사례는 양창수 전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김 교수를 대법관으로 임명해 달라고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오는 9월2일 대법관으로 6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양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두고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도덕성과 청렴성을 겸비한 김 후보자를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김재형 후보자, 민법의 대가로 인정받는 전형적 '학자스타일'

김 후보자는 전북 임실 출신으로 명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거쳐 공군법무관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1992년 서울민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3년여간 짧게 법관으로 재직했다.

1995년부터는 서울대 법과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학자의 길을 걸었다. 양창수 전 대법관과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의 뒤를 이어 국내 민사법학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가족으로는 같은 전북 출신의 서울대 법대 후배인 아내 전현정(49) 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와 1남1녀가 있다. 전현정 전 판사는 올초 퇴직이후 현재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민법론, 민법총칙 등 다양한 민사법 전공서적을 저술했으며 민법의 대가로 매우 인정받고 있다.

"판사 부인과 잠들기 전 법토론하는 게 가장 행복한 시간"

김 후보자는 평소 제자들에게 하루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밤에 잠들기 전에 부인(전현정 전 판사)과 법토론 할 때라고 할 정도로 학자다운 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자리에서도 강의를 계속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학구적이다.

학생들의 평가도 대체로 우호적이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 일부는 임명제청 소식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학교 로스쿨 졸업생(5기) A씨는 "김재형 교수는 강의도 괜찮았지만 논문이 매우 퀄리티가 높으면서도 여러 개를 발표하시는 것으로 유명했다"면서 "수업 스터디 모임이 팬클럽처럼 발전되기도 하고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주려고 노력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언론과 인격권'이라는 퍼블리시티권을 다룬 책을 냈고 지난 2013년엔 최원식 의원 대표발의 민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넣는 작업을 맡기도 했다. 그외에도 민사법 제개정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