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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머니투데이 더엘(the L) |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김삼화 국민의당 의원·대한변호사협회 공동주최)'에서는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변협 등 재야 법조계의 의견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 전면 개편…민간·비법률가 위원 늘려야"
토론회에 참석한 변호사들과 법학교수들은 후보추천위가 제 가능을 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개편과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특히 대법관 임명에 대법원장의 개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였다.
후보추천위가 대법원장으로부터 독립해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구체적 방안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먼저 후보추천위 구성을 문제삼았다. 10명의 위원 중 '법률가'가 6명의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어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대법원장이 6명의 위원선정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도 문제로 꼽았다. 또한 행정부처장인 법무부장관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도 사법부에 개입하는 형식이 돼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아울러 법학전문대학원협회(법전협)의 이사장이 위원에 들어가는 것은 법학교수회와 중복된다며 로스쿨 원장 25명의 모임에 불과한 법전협 이사장에 별도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의 관여를 최소한의 수준으로 축소하고 민간위원 등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10명의 위원을 15명 정도로 확대하고 국회 등이 지명하는 대표들로 구성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 하다고 제안했다. 비법률가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국회 지명 6명, 법관 대표 4명, 법무부장관 지명 1명, 변협 추천 1명, 법학교수회와 법전협 대표 1명 등으로 후보추천위를 구성해 비법률가 참여가 보장되도록 해야한다고 봤다. 특히 프랑스 사법위원회가 15명의 위원 중 비법관위원이 8명인 점을 들어 적어도 단기적으로라도 비법률가의 참여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장으로부터 독립…자문기관 한계 벗어나야"
한 교수는 후보추천위의 기능도 '자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후보추천위 규칙 제2조에는 "대법원장의 자문에 응하여"로 돼 있어 '자문기관'으로 기능이 한정돼 있다. 따라서 대법원장이 임명제청권을 행사하는 데 후보추천위가 '자문'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추천위원회의 성격에 대한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대법원장의 자문위원회"라고 답했다. 대법원의 인식에서 이미 '자문기관'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들은 대법원장의 뜻에 종속되는 게 아니라 독립된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법원장의 개입여지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인 이재화 변호사 역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통제하기 위해 후보추천위원회 성격을 자문기관에서 심의기관으로 바꿔야 한다"며 한 교수 의견에 동의했다.
◇"대법관 다양화 등 사법개혁 취지 못 살리고 역행한 대법원"
대법관 후보 천거절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교수와 이 변호사는 '어느 기관·단체가 누구를 천거했는가'라는 정보는 피천거인의 자격·자질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천거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에 나선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대법원이 사법개혁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03년 4차 사법파동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사법개혁위원회가 가장 중점으로 하려던 게 대법관 구성 다양화였고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게 법원조직법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규정"이라며 "문제는 법원조직법에 포괄위임형식으로 조항이 만들어져 대법원이 규칙을 제정하며 오히려 대법관 인적 구성 다영화 등 원래 취지에 역행하는 조항들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4차 사법파동은 2003년 서승 대법관 후임 지명과정에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과거 관행에 따라 서열순에 따른 심사대상을 지명하자 이에 반발한 당시 자문위원이던 박재승 변협협회장과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위원직을 사퇴한 사태를 말한다. 이어 개혁 성향 판사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파동을 겪으며 이후 사법개혁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사법개혁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임 교수는 "대법원후보추천위 규칙 규정 중 절반 가까이가 비밀주의에 관한 것이고 대법원장이 스스로 후보를 3명 제시하게 한 것은 정말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장이 국민들로부터 후보 천거를 받으면서 본인이 스스로 3명을 추천하고 그 3명에 대해선 '부적격자'만 가려내고 그외 국민 천거로 올라온 후보에 대해선 '적격자'를 가려내게 돼 있는 점은 천거제도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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