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변호사시험 1분 조기종료 사고에 대해 '모든 시험장 응시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 공정한 대책이 어떤 것이 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분분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주로 언급되는 대책은 대략 가산점 부여와 재시험 시행, 두 가지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괄적으로 가산점을 부여할지, 개별 가산점을 부여할지 등에서 기준산정 자체가 매우 어렵다. 일정 점수를 가정하여 일괄부여한다 한들(해외에서 이와 같은 해결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수험생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부족해 마킹을 아예 하지 못한 것인지, 마킹을 했으나 시간에 쫓겨 실제 기재하려했던 답과 달리 마킹했는지, 아예 마킹을 하지 못하여 공란으로 비워뒀는지 등 고려되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지금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시험의 경우에도, 사고가 발생한 한양대만 혹은 전체 시험장이 모두 재시험을 치르는 방안, 문제가 된 민사법 선택형시험에 한해서만이라도 재시험을 치르는 방안 등 범위를 산정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재시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한들, 그 구체적인 범위산정에서 또 엄청난 논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넘어 재시험 범위를 확정해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하더라도, 그러면 결국 문제부터 다시 만들어서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비용문제는 고사하더라도, 실제 재시험이 이루어지려면 시기적으로 내년 7회 시험에 임박해서나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내용은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되고, 다른 수험생들의 반발과 함께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이대로 현 사태를 넘길 수는 없다. 현재 법무부는 당시 시험장에서 인적사항을 기재한 인원을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전화연락을 하고,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사례를 접수받는 형식으로 실태파악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 사태를 야기한 법무부가 피해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사태를 축소하고자 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먼저 담당 공무원에 대한 확실한 징계조치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무부가 피해상황을 먼저 능동적으로 파악하여 정확한 피해인원 파악 후, 피해수험생들에 대한 개별적인 구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피해인원 파악에 대하여는, 법무부가 개별 수험생이 아니라 담당 감독관을 통하여 잘못된 종료벨 방송 이후 추가 1분을 더 주었는지 여부를 확인해 피해시험장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별확인 없이도 피해수험생 규모를 정확히 특정할 수 있다. 피해당사자의 개별적인 신고가 없었다 하여 피해인원으로 산정하지 않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위와 같은 방식으로 피해범위에 있는 수험생 그룹을 특정한 뒤, 이 중 최종 불합격자에 대하여는 개별적인 사실관계 조사를 통해서(이 과정에서 피해수험생 당사자의 입증 필요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 구제방식을 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고려가능한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그 구체적 방식에는 소송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만약 객관적으로 해당 1분으로 인하여 당락이 갈렸다는 부분에 대한 입증이 가능하다면 추가합격을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험주관기관의 실수로 수험생이 애꿎은 피해를 입은 경우는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부디 이번에는 관련법령 개정을 통하여서라도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방지책이 수립됐으면 한다. 변호사시험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수년간의 노력이 공무원의 단순 실수로 피해를 입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하고, 법무부가 사태해결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이다혜 변호사(법률사무소 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