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중인 이규철 특검 대변인 모습/사진=홍봉진 기자

수사기간 만료를 코앞에 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안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는 한 특검은 오는 28일 활동을 종료한다. 주어진 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말 그대로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특검은 19일 오후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지 않았다. 특검이 출범한 이후 정례 브리핑은 주중과 마찬가지로 일요일에도 진행됐으나 이날엔 '언론에 전할 내용이 없다'고 알려왔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난제를 풀어야 하는 특검의 부담감을 방증한 것이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에 대한 구속 수사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지만 대면조사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이번 주 안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특검은 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당초 지난 9일로 조사날짜를 못박았지만 이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박 대통령 측 거부로 무산됐다. 이후 양측의 재논의가 진행 중이나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 강제 수사도 불가능해져 특검의 고민이 깊어졌다. 특검은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위해 행정소송까지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검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하거나 청와대에 임의로 자료를 요구하는 방법, 28일에 시한이 끝나는 영장을 반환하는 방법 등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고심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현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수사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특검법에 따르면 공식 수사기간은 오는 28일 만료되지만 황 권한대행의 승인이 있을 경우 30일의 시간을 더 쓸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은 특검의 연장 신청서를 전달받은 뒤 "관련 법에 따라 검토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특검 수사기간을 50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특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지만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