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대세는 'BEPS 프로젝트'…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최근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거론되는 가장 대표적인 조세 이슈 중 하나는 'BEPS'다.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는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을 말하는데, 다국적기업들의 'BEPS'을 방지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입법 대응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기업은 고세율 국가에서 얻은 수익을 특허 사용료나 이자 등의 명목으로 저세율 국가 계열사로 넘기는 등 국가 간의 세법 차이, 조세조약이나 국제조세 제도의 미비점 등을 이용해 절세행위를 해 왔다. 지금까지는 개별 국가가 이른바 구글세(Google's tax)를 통해 이를 방지했다. 그러나 개별 국가에서 실시하는 구글세만으로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증가를 막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2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 방지 필요성에 공감,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BEPS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5년 다국적기업의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에 대한 대응사항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약 94개 국가가 'BEPS 방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BEPS 방지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할 내용은 'Action 13 이전가격문서화'다. 종전에는 국외특수관계인과 국제거래를 하는 납세의무자는 소득세·법인세 신고기한 내에 국제거래명세서만 제출하면 됐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령을 개정해 'Action 13 이전가격문서화'를 반영하도록 했다. 국외 특수관계인과 국제거래를 하는 납세의무자에게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통합기업보고서, 개별기업보고서, 국가별보고서) 제출 의무를 준 것이다.

즉,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12개월 이내에 국외 특수관계인과의 해당 과세연도 거래 합계액 500억원 초과 및 해당 과세연도 매출액 1000억원 초과를 충족하는 납세의무자는 통합기업보고서(Master File), 개별기업보고서(Local File)를 제출해야 한다. 직전 과세연도 연결 재무제표 매출액이 1조원을 초과하는 다국적기업그룹의 최상위 지배 내국법인은 국가별보고서(Country-by-Country Report)를 제출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가 한국은 국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효과적인 과세조정을 위해 과세당국에게 정상가격에 의한 과세조정에 필요한 거래가격 산정방법 등의 관련 자료 제출요구권까지 부여했다.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래가격 산정방법 등에 관한 자료제출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는 납세의무자에게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도 있다. 

해외 자회사를 둔 한국 법인은 '한국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과 '자회사가 있는 해외의 관련 법률'을, 외국법인의 국내 자회사는 '모회사인 외국법인이 있는 해외의 관련 법률'과 '한국 국제조제조정에 관한 법률'을 모두 숙지해야 하다. 관련 법률에 따라 두 국가에서 국제거래에 대한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 자료제출 의무가 있는지 검토해야한다. 만약 여기 해당한다면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를 해당 국가 과세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국제거래에 대한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 제출의무 덕분에 과세당국은 이전보다 수월하게 다국적기업의 세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다국적기업 입장에서는 저세율 국가의 계열사를 이용한 절세가 쉽지 않게 됐다. 또 매년 회계감사보고서와 별도로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를 추가로 작성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지게 됐다.

한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이미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 제출의무를 입법화했다. 머지 많아 나머지 나라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 제출 의무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돼 버린 이상, 다국적기업은 새로운 제도를 충분히 익히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31기)를 수료했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등과 관련된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 특히 국제조세 관련 분야이다. 그 밖에 풍력발전사업, 토지수용 등을 포함하여 각종 일반행정에 관한 자문 및 소송 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외부 필진의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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