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김창현 기자

오는 19일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법원에서 이미 발부한 구인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18일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오는 19일 증인 신문이 예정된 박 전 대통령 측이 방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특검은 "이미 발부된 구인장의 내용을 검토한 뒤 내일 오전 구인하는 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에 도움을 주고 측근인 최순실씨(61) 등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단독 면담을 할 때 뇌물을 주고받겠다는 내용의 대화를 했다는 것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 결과다. 이에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두 사람 사이 있었던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거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일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한 차례 불출석했다. 지난주 진행된 자신의 재판에도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3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

다만 강제 구인이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38)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역시 여러차례 불출석 의사를 밝힌 박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것을 거부해 구인장 집행이 무산됐다.

이에 당시 재판부는 구인장으로도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보장할 수 없다며 증인 채택 자체를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