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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상표등록된 '족쌈' 무단 사용…처벌 받나?

[the L] 법원 "뜻 쉽게 알 수 있어 식별력 없어…상표법 위반 아니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이미 상표등록이 된 '족쌈'(족발과 보쌈의 합성어)이라는 표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형사 처벌을 받게 될까? 법원은 해당 표현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단어인 점, 특별한 식별력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 족발·보쌈 음식점 체인사업을 운영하는 박모씨(46)는 2005년부터 2008년 사이 '족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포스터와 메뉴판을 제작, 전국 40여개 체인점에 게시해 판매하게 했다. 그러나 외식회사 W사가 이미 해당 표현에 대해 상표등록을 해놨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검찰은 박씨가 상표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는 '족쌈'이라는 표현에 식별력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박씨 측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의 보통명칭을 표시하는 상표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누구나 어떤 상품인지 떠올릴 수 있는 표현이라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상표법에 따르면 자기 상품과 타인 상품 사이 출처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는 등록 자체가 불가하다. 이에 검찰은 '족쌈' 표현이 이미 상표등록이 된 만큼 보통명칭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식별력이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족쌈'이라는 표현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쉽게 그 뜻을 알 수 있는 단어여서 식별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박씨가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두가지 음식을 하나의 메뉴로 합쳐서 파는 경우 이를 축약해 호칭하는 것은 최근 긴 단어를 축약해 우리 사회 경향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족발과 보쌈을 함께 먹는 메뉴 자체에 W사의 독점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족발과 보쌈을 축약하는 경우 '족쌈'이라는 표현이 메뉴 내용을 함축적으로 알리고 혼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단어에 해당해 족보, 발보, 발쌈 등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며 "따라서 '족쌈'은 식별력이 없는 보통명칭에 가깝고, 이 표현에 창작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2010도2536)

◇관련조항

상표법

제90조(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
① 상표권(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은 제외한다)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2.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의 보통명칭·산지·품질·원재료·효능·용도·수량·형상·가격 또는 생산방법·가공방법·사용방법 및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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