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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청구소송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에 최근 항소장을 제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 정보가 공개되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항소를 한 것"이라며 "곧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시험법 제18조는 '법무부장관은 채점표, 답안지, 그 밖에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제6회 변호사시험의 로스쿨별 응시자 수와 합격자 수,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변협은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로스쿨 운영을 감시하는 데 필요한 정보라며 지난 6월 소송을 냈다.
정부는 항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법조인력과는 지난달 17일 장관 명의로 "법학전문대학원 합격률 공개여부와 관련 기관 의견을 요청한다"며 각 유관단체에 공식적인 의견을 물었다. 공개방법과 소급 공개 여부, 상위 몇 개 로스쿨만 공개할지 여부, 공개 세부내용 등에 대해서였다. 법무부가 의견을 취합한 단체는 국민권익위원회, 교육부, 검찰, 법원, 대한변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한국법학교수회, 대한법학교수회, 한국법조인협회, 대한법조인협회,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참여연대 등이다.
각 단체들의 회신문에는 찬반 의견이 갈렸다. 소송을 제기한 대한변협 등 찬성측은 "합격률 공개시 로스쿨 지명도에 따른 서열화를 방지할 수 있고, 정보공개를 통한 선택의 기회가 제공된다"며 "합격률 공개를 통해 로스쿨 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법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경우 미국변호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각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시하고 있다. 다만 기타 국가시험(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법무사·변리사·세무사·관세사시험) 등의 경우 학교별 합격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공인회계사 시험은 합격률 상위 10개 대학만 공개하고 있다.
공개 반대측은 "법조인 양성의 틀을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전환해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시켜 고시낭인을 방지하고자 한 도입취지에 반한다"며 "합격률 공개시 합격률에 따른 과다경쟁과 서열화가 불가피하며 오직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시험학원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단체들은 합격률 공개가 될 경우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이 통폐합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로스쿨은 30%대의 합격률을 기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법조인 배출 인력이 감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법조인협회 등은 "원칙적으로 수험생 측면에서 공개가 옳을 수 있지만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며, 공개가 로스쿨 제도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오는걸 경계한다"는 등 신중론을 펼쳤다.
27일까지 의견을 모은 법무부는 내부 토의를 거쳐 결국 법원의 판단을 더 받아보자는 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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