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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사진=홍봉진 기자 |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고발할 것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민정수석실 소속 비서관이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이 미온적인 공정위 대응에 대해 혼을 내며 압박을 가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에서 열린 우 전 수석의 공판에서 "(CJ 압박에 대한) 첫 요구는 김 전 수석이 전화로 새로 부임한 수석이라고 하면서 'CJ 이미경 부회장을 고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수석이) '광해'였나 뭐였나 영화 2개를 얘기하면서 그런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며 "저는 '공정거래법은 경쟁제한이나 불공정행위가 있을 때 법 위반이 되는 것이지 이념이 어떻다고 해서 법 위반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을 했다"고 했다.
노 전 위원장은 2014년 4월 공정위가 CJ CGV 등 주요 배급사들을 상대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단행할 당시의 공정거래위원장이었다. 노 전 위원장은 그해 12월까지 위원장 직을 수행했다.
공정위는 당시 CJ E&M이 배급권을 가지고 공급한 '광해 - 왕이 된 남자' 등 25편의 영화를 CJ CGV가 상영하는 과정에서 상영회차나 상영관 규모, 극장 예고편 편성 등에 있어서 다른 배급사가 공급하는 영화에 비해 유리하게 취급했다는 등 이유로 고발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CJ CGV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행정처분을 내린 반면 CJ E&M에 대해서는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시정명령만 내렸다.
당시 민정수석은 지난해 8월 지병으로 사망한 김영한 수석이었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실 소속 민정비서관으로 있었다.
노 전 위원장은 "2014년 7월쯤 김 전 수석에게 CJ고발 불가방침을 보고했고 그해 9월말이나 10월초 국무회의 때 '고발 불가'를 최종적으로 보고했다"며 "그 때는 김 전 수석이 '알았다'고 답했고 저는 그 얘기가 끝난 줄로만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해 10월 신영선 전 공정위 사무처장이 우 전 수석(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불려가 '혼나고 돌아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공정위가 CJ CGV가 아닌 CJ E&M을 고발해야 이 부회장에게 부담을 가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은 데 대해 신 전 처장이 질책을 듣고 왔다는 얘기다.
이후 김재중 전 공정위 국장이 당초 방침과 달리 CJ E&M에 대한 고발 쪽으로 의견을 바꿔서 공정위 전원회의에 올리겠다고 한 데 대해 "왜 공무원이 나서서 그러냐고 물으니 김 전 국장은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김 전 국장, 신 전 처장 등) 직원들이 너무 고생한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 수석에게 '저는 (CJ E&M을) 고발 못한다'고 말하고 끝난 줄 알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민정 수석께 다시 얘기하면 어떨까 했지만 조금 후 사표 내라고 해서 나왔기 때문에 그 이후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하순 김재중 전 심사관도 우 전 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12월 당시 공정위 전원회의에 CJ E&M에 대한 고발 의견을 낸 것이 "우 전 수석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고 "조사를 책임진 심사관으로서 매우 난처하고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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