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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계열사에 무리하게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SPP그룹 이낙영 회장이 배임죄에 대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는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를 받은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배임죄 부분에 대해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장 등은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계열사인 SPP머신텍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다른 계열사인 SPP해양조선 소유 자금 261억원을 임의로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회장은 함께 기소된 회사 임원들에게 지시해 허위의 발주계약서와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SPP조선 등 소유의 자금 93억여원을 SPP머신텍에 선급금 명목으로 교부해 배임한 혐의와 SPP율촌에너지로 하여금 SPP조선 소유의 고철 63억여원을 원재료로 사용하게 해 횡령한 혐의 등도 함께 받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계열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이라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계열사 지원 과정에서 특정 계열사에게 무리하게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혐의에 대해 원심과 다르게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계열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특정 계열사의 재산상 손해의 위험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해졌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원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돼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여부 △이들의 지원행위가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여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해당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여부 △구체적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여부 △지원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 등을 배임죄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 등 회사 임원들의 여러 공소사실 중 계열사 자금을 무단으로 횡령한 혐의 등은 유죄, 계열사 지원 행위 등은 무죄로 판단하며 이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계열사 지원 부분이 유죄라며 판결 일부를 파기하면서도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