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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직무유기와 허위공문 작성 등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던 전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시스템) 센터장의 징계 처분에 대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전 진도VTS 센터장 김모씨(46)가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난 2014년 7월28일 직무유기와 공용물건손상, 공전자기록등손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감사원은 같은해 10월10일 김씨가 세월호와 교신하면서 파악한 정보를 출동 중인 구조세력 등에 전파하지 않았고 관제사의 복무 감독도 철저하지 못했다며 이런 비위행위를 근거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게 김씨를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김씨에 대해 강등의 징계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불복한 김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 결국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게 됐다.

이후 김씨는 1심 재판에서 직무유기죄와 공용물건손상죄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유죄 부분이 파기되는 등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받은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직무태만 등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형사판결에서 김씨가 무죄를 선고받은 점과 다수의 표창을 수상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김씨에 대한 징계수위를 감경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징계처분을 취소한다"며 이렇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세월호 사고는 당시 진도 VTS의 관제업무상 잘못 이외에도 지휘계통의 혼선,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의 구조의무 불이행, 구조작업의 지연 등으로 초동조치에 실패하면서 인명피해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해 과중하다”면서 원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던 CCTV의 영상자료 원본 파일을 삭제하도록 한 행위 등에 대해서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가) 형법상 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 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형법 제20조에서 정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이유만을 들어 징계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면서 판결을 뒤집었다.

이어 대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인정한 징계사유만으로 보더라도 이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아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