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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YG가 빚 갚아준 이주노, '증여세' 내야 한다고?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기억 속에 생생한 1992년 봄. 파아란 하늘에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던 그 봄은 대학 새내기에게는 행복 그 자체였다. 그 봄은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음악까지 들려 주었다. 내 또래 세 명의 젊은이들이 보여준 현란한 춤과 노래는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존경심까지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들은 4년 동안 우리 음악세계를 흔들어 놓고 1996년에 가요계를 떠났다. 우리 사회에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이름을 남긴 채 흩어져 서로 다른 길로 간 것이다. 내가 대학을 1992년에 입학해서 1996년에 졸업했으니, 그들의 노래와 춤은 나의 대학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나버린 2018년 2월, 다시 그들의 소식을 들었다. 그들 중 사업가로 성공한 멤버가 경제적으로 곤란해 처해 있는 다른 멤버의 채무를 대신 갚아 주었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옛 동료의 빚을 대신 갚아 주었다는 얘기는 점차 각박해지는 세상에 훈훈한 소식으로 퍼져 나갔다.

덕분에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했던 나의 대학생활 중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나마 돌이킬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세금을 다루는 변호사로서 직업병이 발동하여 과연 그들 사이에 빚을 대신 갚아 주면서 어떠한 얘기가 오고 갔는지가 궁금해졌다. 만일 아무런 대가 없이 빚을 대신 갚아 주었다면 세법상 증여가 되어 경제적 이익을 증여받은 멤버에게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좋은 느낌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좋은 일 하면서 옛 동료에게 증여세 부담이라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잘 알아서 처리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더 이상 궁금증을 접어 두었다.

그렇다. 우리 세법은 다른 사람의 빚을 대신 갚아 주면 빚에서 해방된 사람이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6조 제1항). 제3자가 채무자의 반환의무를 대신하여 이행한 경우 그 채무자는 그 변제로 인한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친구 빚을 대신 갚아 주면 도움을 받은 친구에게, 부모가 자식의 빚을 대신 갚아 주면, 자식에게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좋은 일을 하고도 서로 기분이 찜찜해 지는 예상치 못한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빚을 대신 갚아 주는 경우는 빚을 진 사람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그 현금으로 빚을 갚는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우리 세법이 이런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세형평상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이 빚을 대신 갚아 주는 경우는 단순히 현금을 증여하는 경우 보다는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면 갚아 준 돈을 되돌려 달라는 것을 전제로 빌려 주는 경우가 더 많다. 엄격한 법리를 떠나 형편이 나아졌음에도 과거에 입은 은혜를 잊어 버린다면 그 또한 인간으로서 도리는 아니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이 경우라면 빚을 대신 갚아 주는 것은 단순 증여가 아니라, 장기 대여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차라리 차용증과 같은 증빙을 챙겨 두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빚을 대신 갚아 주더라도 조금만 더 숙고하여 차용증과 같은 필요한 서류를 받아 두면, 단순한 현금의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되는 상황은 피할 수도 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예기치 않게 난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31기)를 수료했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등과 관련된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 분야이다. 그 밖에 풍력발전사업, 토지수용 등을 포함하여 각종 일반행정에 관한 자문 및 소송 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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