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판사들이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처음 상설화된 일선 판사들의 협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판사가 한 지역에 장기간 근무토록 하는 '권역법관 제도'의 시행을 대법원에 건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실제 제도로 도입된다. 그러나 2014년 ‘황제노역’ 논란으로 폐지된 '지역법관 제도', 이른바 '향판 제도'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관대표회의는 지난 9일 상설화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권역법관 제도 시행 등의 건의안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건의안은 △법관의 전보인사는 최소화돼야 하고, 법관의 의사에 기초한 장기근무제도가 시행돼야 한다 △법관의 전보인사는 법관이 좋은 재판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하고, 수직적·일방적·밀행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 △장기근무제도를 통한 법관의 전보인사를 최소화하고, 사법행정권의 중앙집권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며 좋은 재판을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권역법관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판사들은 2~3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 이에 잦은 인사 이동으로 전문성을 키우지 못하고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겪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법관대표회의가 제시한 권역법관 제도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셈이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판사들이 외국과는 달리 2~3년마다 대규모 전보인사의 대상이 되면서 근무 환경에 문제가 있었다”며 “가능하면 전보 인사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좋은 재판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