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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 사진=뉴스1 |
11일 열린 최순실씨(62)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 사이에 부정청탁은 없었다고 판단한 1심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열린 최씨의 첫 공판에서 "항소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단·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라며 이 같이 밝혔다. 1심에서 제3자 뇌물 혐의가 적용돼 무죄 판단을 받은 부분이다. 제3자 뇌물 혐의는 뇌물수수자와 공여자 사이 부정청탁이 입증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검찰은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을 계기로 삼성그룹 뇌물 사건이 본격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 해 9월1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단독 면담을 했고 이 시점에서 부정한 청탁이 성립됐다 본다"고 했다.
이어 "2015년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을 결정했고 며칠 후인 7월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면담을 가졌다"며 "단독 면담 시점과 합병 시점이 근접하다는 점에서 매우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 합병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합병의 후속 조치인 신규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향후 승계작업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때 박 전 대통령이 새롭게 요구한 게 영재센터와 재단 지원 요구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승마·영재센터·재단 등 세 가지 요구가 일련의 흐름을 가지고 계속 지원이 이뤄지는데 왜 승마는 뇌물이고 나머지는 뇌물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또 대통령 독대라는 같은 형식으로 이뤄진 롯데·SK는 왜 뇌물에 해당하고 삼성은 아닌지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1심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부정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밀어부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힘을 빌렸다는 게 검찰 주장이었는데, 1심 재판부는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정청탁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승계작업이 당연히 필요하고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듯하다"면서도 "법정에서 승계작업이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려면 개념이 명확해야 하고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돼야 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승계작업이 추진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법원 판례를 올바르게 적용했는지 의문"이라며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상황에서 금품 지원을 요구하면 묵시적 의사 표시만으로 청탁이 성립하고, 위법·부당하지 않더라도 직무·대가가 연관된다면 부정한 청탁이라고 보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판단 기준은 '이 부회장이 막연한 기대를 가졌는가, 대통령 직무 집행과 연관된 것을 요구했느냐'가 돼야 한다"며 "그것이 맞다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57일 만에 법정에 나온 최씨는 법정을 두리번거리고 귀를 만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재판이 끝나고 퇴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방청객이 "힘내세요"라고 응원하자 최씨는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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