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가 폭로했던 성추행 피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찰국장./사진=뉴스1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33기) 측이 성추행 및 인사 불이익 의혹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사법연수원 20기)의 구속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며 "수사심의위가 면피용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서 검사를 대리하는 조순열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수사심의위 심의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수사심의위원회에선 안 전 검사장의 구속 및 기소 여부가 사실상 결정된다. 

안 전 검사장 측 변호인과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측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변호사, 교수, 기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사회 각계각층의 학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약 250명으로 꾸려진 심의기구로 지난 1월 출범했다. 수사 계속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기소 여부 등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이미 기소 또는 불기소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과 적법성 여부 등을 점검한다.

기소 여부 등의 결정은 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에서 논의한다. 위원장을 제외한 15명이 무작위로 선정되며 이 가운데 10명 이상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진다.

최종 결정은 검찰이 하지만, 규정상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게 돼 있다는 점에서 수사심의위원회의 의결은 사실상 구속력을 갖는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고소인, 피해자, 피의자 등 사건 관계자가 시민위원회를 통해 검찰총장에게 요청하면 개최된다.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검찰총장에게 요청하거나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개최를 결정할 수도 있다. 안 전 국장 사건의 경우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상가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을 방해하는 데 관여하고, 2014년 4월 정기 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있다.

한편 조사단은 지난달 6일 문 총장에게 중간 수사결과를 보고하면서 안 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