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 효성 회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조세포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항소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3.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0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82)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아들인 조현준 회장(50)에게는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 심리로 열린 8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조 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은 조 명예회장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조 회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다만 조 명예회장이 고령임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 명예회장 등은 페이퍼컴퍼니 뒤에 숨어서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조세권을 무력화했다"며 "거짓 고백을 하거나 법원을 속여 부하 직원만 처벌받게 하며 자신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형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효성 측은 이에 대해 "IMF 이후 금융권 등의 요구로 일부 계열사 부실을 떠안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일"이라며 "조 명예회장 일가의 사익 추구나 자금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명예회장 등은 지난 2014년 8000억원대 탈세·횡령·배임·회계사기 등 기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결은 2016년 1월 나왔지만, 효성 측이 형사 사건 외에 조세 행정 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제기, 관련 심리가 이어지면서 항소심은 지난해 10월에야 첫 재판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