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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재판 거래와 법관·민간인 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관사찰 등 의혹 문건을 다수 작성한 현직 부장판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8일 김모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42·사법연수원 32기)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심의관은 현재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으로, 재판업무에선 배제된 상태다.
김 전 심의관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1·2심의관으로 재직하며 사법행정에 반기를 든 판사들을 뒷조사한 법관사찰 문건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 7월 27일 작성된 60쪽 분량의 '20대 국회의원 분석' 문건도 김 전 심의관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됐다는 이유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이 문건엔 의원들의 평판과 성향, 관련 재판 및 진행상황, 사법부에 대한 인식 등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지난해 2월엔 인사이동 당일 법원행정처에서 2만4500개 파일을 전부 삭제한 것으로 법원 자체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검찰청사에 도착한 김 전 심의관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김 전 심의관에게 판사 뒷조사 문건을 누구 지시로 작성했는지, 문서파일들은 스스로 판단해 삭제했는지 등을 질의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심의관의 혐의와 관련해 지난 3일 그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법원이 임 전 차장 외 전·현직 사법부 구성원에 대해 발부한 첫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검찰은 김 전 심의관 뒤를 이어 법원행정처에서 후임으로 근무하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작성한 임모 판사를 최근 비공개 소환조사하는 등 압수수색을 비롯한 물적조사에 이어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인적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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