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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사업 가능성 발목잡는 위치정보법

[the L] 충정 기술정보통신팀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혁신 기술과 법’ 이야기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기기의 도움 없이 지도 상에서 나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현대인은 얼마나 될까? 어떤 길치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서도 현지인처럼 여행이 가능하고, 누구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여 가장 효율적인 도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숨어 있는 맛집 역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위치정보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위치정보와 관련된 법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흔히 사용하는 GPS 시스템은 지구의 어느 지역에서도 최소 4개의 인공위성으로부터 발신된 신호를 수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고, GPS 수신기는 이 신호를 수신하여 기기 내에서 계산을 통해 위치정보를 생성한다. 이렇게 내가 지닌 기기에서 생성된 위치정보는 나의 개인적인 사생활의 일부로서 헌법과 법률로 보호받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타인의 위치정보를 수집·활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들은 그 특수성에 따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통제를 받고 있다.

위치정보법에서의 허가제와 신고제

위치정보를 수집하여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하려는 사업자는 위치정보사업 허가를 받아야 하며, 위치정보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위치기반서비스사업 신고를 할 의무를 갖는 방식의 이원화된 제도가 위치정보법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위치정보사업 허가는 제정 당시 핸드폰을 통해 대규모로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통신사업자들에게 정보 관리 책임과 의무를 지우기 위한 제도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서버에 대한 암호화조치 및 전송 시 보안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위촉된 심사 위원에 의해 심사를 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위치기반서비스의 신고 대상은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 외에 위치정보를 이용한 모든 서비스 제공자를 포함한다. 또한 위치정보법의 정의에 따르면 위치정보를 이용한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자들이 모두 그 대상이나, 실무적으로는 사업자가 위치정보사업자로부터 위치정보를 받는 경우에만 신고의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위치정보법과 관련된 문제

2005년 위치정보법 제정 당시 통신사들이 주로 위치정보를 수집했다면, 현재에는 스마트 기기를 비롯하여 각종 서비스에서 위치정보를 수집하며 그 활용처가 다양해졌다. 이러한 산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위치정보법은 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가장 큰 문제점은 위치정보사업자에 대한 개념이 여전히 대규모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는 통신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수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자도 통신사와 똑같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몸에 휴대하고 있는 핸드폰으로 일상적인 위치정보 수집과 제공에 대해 제재를 받는 통신사들과, 운동 등 특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스마트 기기에서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자들은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지만 같은 내용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작은 서비스 차이로 허가 및 신고의 대상이 나뉘는 문제점도 있다. 같은 스마트워치를 판매하는 회사라도, 위치정보를 기기 내에서만 그 정보를 처리한다면 신고나 허가 없이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사업자가 경쟁 서비스 도입을 위해 위치정보를 수집한다면 허가와 신고절차가 모두 필요하다. 특히 위치정보 사업 허가 신청은 특정 기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업자 맞춤형 평가의 필요성

위치정보를 이용한 서비스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으며,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빅데이터의 발전에 따라 위치정보법상 사물위치정보와 개인위치정보의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사업자의 서버에 위치정보를 수집하느냐에 따라 허가 및 신고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현재의 방식은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판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다변적인 위치정보 관련 사업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허가와 신고의 이원화된 제도로만 운영하면 일반인은 위치정보법을 통한 예측이 어려워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려는 사업자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위치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사물위치정보사업에 대한 허가제를 신고제로 완화하고, 스타트업 등 소규모 사업자에 대해서는 위치기반서비스 신고를 유예할 수 있는 개정 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의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자에게 높은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옳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의 부담을 덜고,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을 위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더라도 위치정보의 수집 목적과 양을 고려한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오로지 자신의 사업만을 위해서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사업자를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위치정보법이 개인의 정보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부여하는 역할과 동시에, 사업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여 위치정보를 이용한 새로운 사업의 의지를 촉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법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법무법인 충정의 최선민 변호사는 Tech & Comms (기술정보통신) 중 블록체인, 가상화폐, 가상화폐 거래소, 자율주행, 친환경 자동차 분야를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다. 최선민 변호사가 속해있는 Tech & Comms 팀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3D프린팅,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화폐, 가상화폐공개(ICO), 가상화폐 거래소, 드론, 전기차, 자율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게임, 공유경제 등 다양한 혁신 기술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적인 법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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