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52·사법연수원 20기)는 “법관을 비롯한 실무 법률가들을 향한 법기술자라는 냉소는 아프지만 경청해야 할 국민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관의 판단에 완고하고 공허한 형식논리만 느껴질 뿐 공감할만한 고민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분명 받아들일 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3년간 민사소액재판을 담당했을 당시에 대해 “당사자들과의 소통에 노력했지만 그들의 진정한 아픔을 읽어내기에는 역량과 경륜이 많이 부족하였던 시절”이며 “법관의 역할과 겸손의 미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6년간의 재판연구관 경험과 헌법재판소에 파견됐던 경험에 대해 “법관이 내세우는 법리가 변화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미약하다 해서 그에 담긴 기본권의 가치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명확히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또 김 후보자는 “법원을 향한 주권자인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매우 깊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고 사법부의 위기가 비롯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 "최근 사태가 사법부에 대한 국민 기대를 다시 무너뜨렸다는 것을 참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절실한 바람에 부응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목소리를 정확히 내야 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디 사법부와 법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말아달라”면서 “동료법관들과 함께 더욱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진정 믿음과 희망을 주는 사법부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