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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18년 6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저녁 6시경까지 음주를 한 뒤 술에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이후 A씨는 300m가량 주행 중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을 정면으로 충돌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75%로 측정됐다. A씨는 피해자에게 150만원을 지급한 뒤 합의했으나 한 달 뒤 법원으로부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7월 A씨에 대해 강등처분을 내렸다. 경찰청은 A씨가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 복종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강등처분을 받으면 3개월간의 정직 기간을 거쳐 한 단계 낮은 계급의 보직을 받게 된다.
이에 A씨는 강등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냈다. A씨는 "28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은 전력이 없고 경찰청장 표창을 비롯해 총 15회 표창을 받았다"며 "또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강등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내린 강등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강등부터 해임 사이의 징계를 내린다고 규정한다"며 "위와 같은 기준이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공무원으로서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된다"며 "그럼에도 음주운전으로 경찰공무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기 때문에 이를 무겁게 징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경찰공무원의 기강 확립, 경찰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유지 등 공익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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