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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올해부터 '세금 체납'하면 '감치'될 수 있다?

[the L]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시위대가 도로를 막기 위해 장애물에 불을 지른 가운데 한 반정부 시위 남성이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극심한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려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베이루트와 레바논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10.18.




“사람이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나머지 하나는 세금이다”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 있는 벤자민 플랭클린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오래된 미국의 격언이다. 이처럼 피할 수 없는 세금, 납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납세자가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과세관청은 독촉한 후 압류 등을 거쳐 납세자의 재산으로부터 세금을 강제로 징수하게 된다. 이를 체납처분이라 하는데, 국가가 채권자로서 직접 채권을 추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직접적인 징수 외에 세법은 체납자에게 사실상의 불이익을 주어 납세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간접적인 수단들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납세증명서 제도 및 관허사업의 제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납세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공사대금 등 대가를 지급받을 경우 국세 납세증명서 및 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납세증명서는 발급일 현재 체납액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서, 체납세액이 있으면 납부되기 전까지 위 기관들로부터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민간사업에서도 이 제도를 이용하여 실제로 발주자가 입찰과정에서 납세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관허사업의 제한이란 납세자가 인∙허가 등을 받은 사업과 관련된 소득세,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일정한 사유 없이 체납하였을 때 신규허가 등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3회 이상 체납한 경우로서 그 체납액이 500만원 이상일 경우 사업을 정지하거나 기존 허가 등을 취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세포탈죄 등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사업에서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 금액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경우 출국금지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에 따라 체납자의 인적사항 및 체납액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이 공개되었다는 언론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방송사가 국세청이 공개한 데이터를 분석해 2억원 이상 고액체납자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제작했다는 보도까지 있었다.

더 나아가 2019년 말 개정된 국세징수법은 직접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감치’제도를 새로 도입하였다. 종래부터 과태료 미납에 따른 감치제도가 있었는데, 이는 과태료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과태료를 체납하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법원의 재판을 통해 과태료 납부시까지 일정기간 구금하여 과태료 납부를 간접강제하는 것이다. 이를 국세 미납에 대해서도 도입한 것으로, 앞으로는 어느 고액 체납자가 결국은 감치되었다는 내용의 언론기사도 보게 될 것이다.



납부능력 있어도 정당한 사유 없이, 국세 3회 이상+1년 이상+2억원 이상 '체납'= 감치 가능



세법상 감치제도는 국세를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국세를 3회 이상 체납하고, 체납발생일부터 각 1년이 경과하였으며, 체납금액의 합계가 2억원 이상인 고액∙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한다. 과세관청이 국세청 국세정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검사에게 신청하면, 형사상 구속영장과 유사하게 검사의 청구에 따른 법원 재판을 통해 30일의 범위 내에서 체납자를 감치할 수 있다. 동일한 체납사실로 인해 거듭 감치할 수는 없고, 감치 도중에 체납세액을 납부한 경우 석방된다.

감치는 엄밀하게는 형사처벌이 아니나 사실상 형사절차상 구속과 같은 제재다. 이는 고액∙상습 체납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넘어 직접적으로 구금까지 함으로써 납세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체납처분보다 훨씬 강력한 조세채권 실현수단이다. 다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실제로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경우는 감치대상이 아니다. 주의할 것은 일정 기간 감치되었다고 하더라도 세금납부의 효과는 없으므로 여전히 체납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황제노역’은 없다.

조세정의의 측면에서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세금납부를 회피하는 경우에는 제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들이 마련되어 있음을 살펴 보았다. 이러한 납세의무 이행을 위한 간접적 강제수단들은 납세자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고, 새로 도입된 감치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국가는 그 집행과정에서 납세자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필요최소한으로 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세금! 
그 납세의무의 이행은 헌법이 명시한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라는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용택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조세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분야다. 각종 소득세, 법인세 관련 사건 외에도, 자본거래 관련 증여세, 금괴 도매업체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지방세 환급 및 추징, 조세포탈 관련 사건 등을 수행했다. 서대문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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