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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을 특별채용한다는 현대·기아차 노조의 단체협약 규정을 인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열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현대·기아차 근로자였던 이모씨의 유족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청구 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을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연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벤젠 노출로 인한 업무상재해로 숨졌다. 유족들은 단체협약 특별채용 규정에 따라 이씨의 자녀를 현대·기아차에 채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규정은 '조합원이 산업재해로 사망할 경우 결격사유가 없는 직계가족 1명을 요청일로부터 6개월 내 특별채용한다'는 것이었다.

1·2심은 특별채용 규정은 무효이므로 자녀를 채용해줄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회사의 채용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 볼 때 기회의 평등 관념에 반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산재유족 생계보장은 금전지급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취업 보장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족들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심리의 쟁점은 1·2심 지적대로 특별채용 규정이 채용 자유를 침해하는지, 취업 기회의 평등 관념에 반하는지 여부다. 그렇다고 인정된다면 이 조항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라는 민법 103조에 따라 효력을 잃게 된다.

현재 다수의 기업들이 단체협약에 이 같은 특별채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이 사건 판결이 노동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공개변론은 대법원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SNS 등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