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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탁과세제도의 변화, 지속성 제고가 필요하다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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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과세제도의 변화, 지속성 제고가 필요하다



30일 오후 서울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부동산신탁회사 인가심사 설명회'에 금융업계와 부동산업계, 컨설팅 업계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김훈남 기자



올해도 신탁에 대한 과세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가가치세에서 납세의무자가 변경되었고, 법인세에서는 법인과세방식이 도입되었다. 상속세에서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유언대용신탁 관련 부분이 명문으로 도입되었다.

신탁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고 법리도 복잡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세금문제까지 더해지면 더욱 어렵다.

신탁이란 재산의 소유권을 타인(수탁자)에게 이전하여 그 관리 등을 맡기는 것으로, 재산의 효율적 관리, 신탁재산의 독립성으로 인한 강제집행 방지, 설계상의 유연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이나 주식의 명의만을 타인에게 넘겨 두는 이른바 ‘명의신탁’도 있으나, 명의신탁은 신탁의 취지를 대외적으로 공시하는 신탁과 달리 그 내용이 당사자간 내부관계에 머물고, 대외적으로 공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세부적인 법률관계나 세무상 취급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제도다다.

신탁의 본질이 실제 소유자(위탁자)와 법상 소유자(수탁자)를 분리시키는 것이고, 신탁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받는 수익자도 별도로 존재하는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하므로 법률적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세법측면에서는 신탁된 재산과 관련한 세금을 위탁자, 수탁자 및 수익자 중 누구에게 부과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납세의무자는 각 세목 마다 달리 규정되어 있고 수시로 변경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탁을 설정하는 단계에서,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신탁재산 이전은 형식적인 것으로 보아 소득세, 법인세,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으나, 위탁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는 무상으로 수익권이 설정된 경우 수익자에게 증여세나 법인세를 부과한다. 신탁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한 소득세나 법인세는 원칙적으로 수익자에게 부과하며 따로 수익자가 없으면 위탁자에게 부과하는데, 2021년부터는 수익자에게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그 양도를 허용하는 신탁 등에서는 수탁자가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탁 중 위탁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수익자가 있으면 위탁자 사망일을 증여일로 보고 수익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나, 따로 수익자가 없거나 수익자가 있더라도 위탁자가 잔여재산분배권을 갖고 있으면 위탁자의 상속인에게 상속세를 부과한다. 사후의 재산승계수단으로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유언대용신탁의 경우 그 동안 분명한 규정이 없어 과세방법에 관해 논란이 있었는데, 2021년부터는 증여세 대신 상속세를 부과하도록 명문화 하였다.

근래 특히 문제되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세와 보유세다. 여기서는 수익자가 아니라, 주로 위탁자와 수탁자 중에서 납세의무자를 정한다. 신탁재산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종래 위탁자에게 부과하다가 2014년부터는 징수편의를 위해 수탁자에게 부과해 왔다. 그런데 다주택자 등이 신탁을 종합부동산세 회피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2021년부터는 다시 위탁자 과세로 돌아서는 한편 위탁자가 납부하지 못할 경우 보충적으로 수탁자에게 부족세액을 부과(물적납세의무)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부가가치세의 변화는 더욱 복잡하고 빈번하다. 신탁재산과 관련한 재화나 용역의 공급거래에서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는 수수하는 세금계산서의 명의인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종래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위탁자를 원칙적인 납세의무자로 해석해 오다가, 2017년 견해를 바꿔 수탁자 과세를 선언하자, 업계에서는 그 동안 위탁자 명의로 수수하였던 세금계산서의 효력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해 일대 혼란이 발생하였다. 정부가 대법원의 새로운 해석을 소급해서 적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고, 아예 2018년부터는 위탁자 과세 및 수탁자의 보충적 물적납세의무를 입법으로 명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법개정으로 2022년부터는 원칙적인 납세의무자를 수탁자로 하고, 예외적으로 위탁자 명의로 매매하는 경우 등에서 위탁자 과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앞으로는 수탁자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수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어서 유의해야 한다.

이처럼 신탁에 대한 과세제도는 세목별로 다양하고 변화도 많아 난해한 분야이다. 빈번한 제도변화로 인한 업계의 혼란도 상당한 수준이다. 납세자가 바뀐 규정내용을 모른 채 어떤 행위를 하게 되었다고 항변해 봤자 과세당국이 그 사정을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물론 과세제도의 적절한 변화, 발전은 변화하는 경제상황을 반영하거나 징수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다만, 시행 중인 제도를 바꾸거나 새로 도입할 경우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침으로써, 한 번 도입된 제도는 어느 정도 지속성이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김용택 변호사


[김용택 변호사는 200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조세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분야다. 각종 소득세, 법인세 관련 사건 외에도, 자본거래 관련 증여세, 금괴 도매업체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지방세 환급 및 추징, 조세포탈 관련 사건 등을 수행했다. 서대문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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