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전 KAI 대표./ 사진=뉴시스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1심에서 혐의 대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전 대표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하 전 대표에게 적용됐던 혐의 대부분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핵심 혐의로 꼽혔던 분식회계, 회계부정을 통한 횡령, 공무원 자녀 불법취업 등이 무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회계처리 과정에서 기준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하 전 대표의 공모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된 부분은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1억8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유용한 혐의, 청탁을 받아 공채 탈락자 일부를 부당하게 합격시킨 혐의 등이다. 재판부는 하 전 대표가 이미 1년 정도 구속수감됐던 점, 채용비리가 있긴 했지만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지는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후 하 전대표는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재판장님께서 법대로 진실에 충실하게 봐주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하 전 대표는 분식회계로 매출 5350억원,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부풀리고, 이를 근거로 6500억원대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외에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혐의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