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1)이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8.25.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신림동 등산로 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최윤종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윤종에 대해 22일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장착 △신상정보 10년 공개·고지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10년 취업제한 △너클 몰수를 명령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착안했듯이 또 다른 모방범죄 가능성을 억제하고 우리 사회가 불특정 여성에 대한 범행으로 인한 불안을 조금이라고 떨치기 위해선 응분의 형벌을 부과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원칙을 천명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에 대한 일반예방적 효과와 더불어 유족들의 깊은 피해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 피해자가 지도한 어린 학생들이 입었을 피해를 고려하면 (최윤종의) 생명 자체를 박탈할 사정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학교생활에 비춰 태생적으로 폭력성이 높진 않은 것으로 보이고, 군생활에서의 기소유예 처분 외에는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은둔형 외톨이로 수년간 생활하고 우울증과 인격장애를 앓았는데, 이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왜곡된 사고를 시정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지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을 내릴 때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 선고 후 20년이 경과하면 가석방이 가능하지만, 중대범죄자는 가석방 여부를 매우 엄격히 심사하는 방법 등으로 영구 격리를 달성할 방법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행 법률체계를 따를 때 가석방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법원으로선 20년이 경과한 뒤 행정청이 피고인을 가석방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므로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명하고, 다수의 준수사항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선 공판에서 최윤종은 법정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지 않았고, 성폭행을 시도했을 뿐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진술이 부검 결과와 불일치하고 최윤종이 범행 전 살인 사건을 검색했다며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생태공원 등산로를 지나던 여성을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때려눕히고 피해자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졌다.

이날 선고공판을 방청한 피해자의 오빠 A씨는 "사형이 우리나라에서 한두번은 있어서 (최윤종에게) 무기징역이 나온 게 실망스럽긴 하다"며 "동생 같은 피해자가 다신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변호인이 접견 때 '강간살인죄는 사형·무기징역 둘 중 하나인 걸 아냐'고 하자 최윤종이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라며 "성범죄 처벌수위가 높아지고, 성범죄 관련 사안은 댓글을 실명으로만 달 수 있게 한다든지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