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연비조작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동훈 전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64·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전날 박 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내지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박 사장에게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사문서 변조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사장은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위반한 폭스바겐 유로5 차량을 대량 수입하고 연비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혐의 등을 받는다. 변경 인증을 거치지 않은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사장이 배출가스와 연비가 조작된 것을 알면서도 폭스바겐 차량의 판매를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폭스바겐코리아를 이끌며 차량의 수입·판매를 총괄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5일과 8일 검찰에 두 차례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사장을 상대로 독일 본사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일인지 등을 계속해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독일 사법당국에 공조를 요청한 상태며 폭스바겐 독일 본사 임원들에 대해서도 소환을 통보한 바 있다.

검찰은 조만간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50)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61) 등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