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상태에서 찜질방에서 잠들었다 다음 날 죽은 채로 발견된 경우, 취객의 안위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리하지 않은 찜질방 관리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 대법원 판례(2009다79316)가 있다.

# A씨의 아들 B씨는 2008년 2월 저녁 7시께 친구와 함께 소주와 맥주 등을 마신 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1시 C씨가 운영하는 찜질방으로 갔다. B씨 일행은 찜질방 구내식당에서 돈까스와 소주를 먹은 뒤 잠에 들었고, 찜질방 관리자들은 이들 일행을 특별히 통제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잠든 B씨는 다음 날 아침 죽은 채로 발견됐다.

A씨는 아들이 죽은 것은 찜질방 관리자가 이용객의 시설 이용에 있어 안전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찜질방은 사우나, 목욕실, 휴게실, 수면실, 저온 혹은 고온의 찜질실, 영화실, 마사지실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이들 시설의 전부 혹은 일부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부류의 이용객이 출입하는 공중의 이용업소"라며 "단순히 이용객이 술에 취한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출입을 제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관련 법령에서 찜질방 영업자에게 술을 마신 후 2시간 이내의 자에 대한 입욕 주의문 및 발한실 이용에 따른 주의문을 게시할 의무는 규정하고 있지만 그와 별도로 이용객에 대한 순찰의무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용객의 찜질방 내 시설 이용에 따른 안전 내지 건강의 배려의무는 시설 자체에 안전상 하자가 있다거나 이용객이 시설 내에서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임에도 장시간 이를 방치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주의문을 게시한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덧붙였다.

C씨가 비록 술에 취한 채로 찜질방에 출입하려는 B씨 일행의 입장을 막지 않았고 별도로 내부 순찰을 하지 않았더라도, 주의 사항을 적어 붙여둔 상태였다면 이용객의 안전을 위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는 의미다.

법원은 당시 B씨 일행이 일반적인 주취 상태의 사람들에 비해 특별히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C씨에게 이미 술에 취해 있는 사람에게 재차 영리를 목적으로 술을 판매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안전배려의무가 요구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사정도 없어 그에게 법령상 또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법원은 C씨에게 안전주의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봐 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판례 팁 = 위 판례를 모든 찜질방 업자는 술에 취한 이용객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공중위생관리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목욕장을 운영하는 영업자('찜질방 영업자'도 포함)는 그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관련 시설 및 설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이와 같이 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 중에는 △목욕실 등의 청결과 환기장치 설치 △발한실 안의 온도계 비치 △발한실 이용에 따른 주의사항 게시 및 노약자 등 건강상 요주의자(감기에 걸렸거나 만 5세 미만 또는 전신쇠약증세 어린이, 수축기 혈압이 180mmHg 이상인 자, 노약자, 임산부, 고열환자 및 중증심장병 환자, 술을 마신 후 2시간 이내의 자 등)의 입욕 주의에 관한 게시문 부착 △전염성질환 의심자, 다른 사람의 목욕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 음주 등으로 정상적인 이용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에 대한 출입금지의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법원도 영업자나 그 종업원 등 그의 지배 혹은 관리 아래 있는 자가 위 준수사항을 위반해 그로 말미암아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들의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 관련 조항

-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공중위생영업자의 위생관리의무등)

① 공중위생영업자는 그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요인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영업관련 시설 및 설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⑦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위생관리기준 기타 위생관리서비스의 제공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그 각항에 규정된 사항외의 사항 및 감염병환자 기타 함께 출입시켜서는 아니되는 자의 범위와 목욕장내에 둘 수 있는 종사자의 범위등 건전한 영업질서유지를 위하여 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20조(벌칙) ②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4조제7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건전한 영업질서를 위하여 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한 자

-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7조(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위생관리기준 등) 법 제4조제7항의 규정에 의하여 공중위생영업자가 건전한 영업질서유지를 위하여 준수하여야 하는 위생관리기준 등은 별표 4와 같다.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