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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투약사실 숨기고 보험계약…유효할까?

[the L] 숨긴 사실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어도 보험계약 해지 可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건강이나 생명과 관련된 보험에 가입하려다보면, 상당히 상세한 질문에 답을 한 뒤에야 겨우 가입이 승인되는 복잡한 절차들을 거치게 된다.

 

특히 보험청약서에는 현재 앓고 있는 질병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확인을 거치게 돼 있으며, 청약서상에 거짓으로 답을 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이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보험회사가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가입 당시 거짓 정보를 주어 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보험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해야하는지를 다룬 대법원 판례(2010다25353)가 있어 소개한다.

 

A씨는 B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며, 보험청약서의 "최근 5년 이내에 고혈압으로 진단 및 투약을 받은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사실 A씨는 근래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A씨는 백혈병이 발병했고, B보험회사에 "보험계약 당시 보험 사고 중 하나로 계약한 질병인 백혈병이 발병했으니 보험금을 지급해달라"는 청구를 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자체 조사 결과 A씨가 고혈압 사실을 숨긴 채 보험계약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상법 제651조에 따라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B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A씨는 법원에 "보험회사의 보험계약해지가 효력이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를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의 고혈압과 백혈병 사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고혈압 사실을 숨긴 채 보험계약을 맺은 것이 중요 사항을 알리지 않은 것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을 맺을 당시에 계약을 하는 고객이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실수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거나 잘못 알렸다면(고지의무 위반), 보험회사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1개월 안까지, 그리고 그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안까지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A씨의 고혈압이 계약의 중요한 사항이었는지에 따라 B보험회사의 보험계약 해지의 효력도 달라지게 된다.

 

한편, 상법 제655조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후라도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한 고객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을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 또는 위험이 현저히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증명된 때에는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고 한다.

 

대법원은 B보험회사의 보험계약해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A씨의 백혈병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이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상법 제651조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에 관한 일반적 규정으로 이에 의하면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계약해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보험계약을 하는 A씨가 보험계약 당시에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았거나 잘못 알리면, 그 자체로써 고지의무 위반의 요건은 충족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계약의 중요 사항을 알리지 않은 고지 의무 위반 사실과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유로 규정된 보험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 비로소 결정되는 것"이라며 "B보험회사는 A씨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이런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상법 제655조 단서에 의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상법 제651조에 의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는 가능하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고객이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법 제651조에 의한 계약해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상법 제651조에 따라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보험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은 고객이 고지의무를 위반해 가입한 보험계약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회사가 그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법원은 비록 A씨가 보험계약 당시 고혈압 약을 투약하고 있었던 사실과 보험계약 체결 이후 A씨에게 백혈병이 발병한 사실 사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할지라도, 보험청약서 상의 질문에 거짓으로 답해 계약을 한 A씨의 중요 사실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은 B보험회사에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므로, B회사의 계약해지는 적법·유효하다고 봤다.

 

 

◇ 판례 팁 = '피보험자'란 생명보험계약에서 사람이 사망하는 보험사고 발생의 '객체', 즉 사고를 당한 사람을 의미하며, 손해보험계약에서는 보험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피보험자는 반드시 보험 계약의 당사자(보험가입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한편, 보험자인 보험회사 등로부터 보험의 목적인 보험금을 받게 되는 사람을 '보험수익자'라고 한다. 손해보험의 경우 피보험자가 곧 보험수익자가 되지만, 생명보험의 경우는 피보험자와 보험수익자가 다를 수 있다.

 

 

◇ 관련 조항

-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보험계약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불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자가 계약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55조(계약해지와 보험금청구권)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라도 보험자가 제650조, 제651조, 제652조 및 제653조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였을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고지의무(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 또는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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